브루클린 케빈 듀란트(33)가 자신을 롤 모델로 삼았던 미국 프로농구(NBA) 최고 몸값 야니스 아데토쿤보(26)에 한 수 가르침을 주며 팀을 2라운드 플레이오프 2연승으로 이끌었다.
브루클린은 8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동부콘퍼런스 2라운드(준결승ㆍ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밀워키에 125-86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제임스 하든(32)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브루클린에 아데토쿤보를 앞세운 밀워키가 역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하든은 평균 27.8득점을 올리며 보스턴에 4대1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지난달 하든이 빠진 정규리그 양 팀 간 2연전에서도 아데토쿤보가 각각 49점, 36점으로 공격을 이끌며 팀 승리를 가져갔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5순위로 밀워키에 입단한 아데토쿤보는 탁월한 신체와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2016~17시즌부터 4시즌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고, 최근 2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NBA 대표 슈퍼스타다. 올 시즌도 평균 28.1득점 11리바운드 5.9어시스트 등을 기록하며 지난해와 비슷한 활약을 보였다. 밀워키는 이런 아데토쿤보를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말 NBA 사상 최대인 5년 연봉 총액 2억2,820만 달러(약 2,541억9,200만 원)에 재계약하며 일찌감치 붙잡았다.
아데토쿤보에게 남은 과제는 파이널 우승이다. 정규리그 1위를 한 2018~19시즌에는 동부 콘퍼런스 결승에서 토론토에 2승 4패로 졌고, 이듬해에도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마이애미에 1승 4패로 패해 이번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아데토쿤보는 1라운드에서 마이애미에 4전 전승을 거두고도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우승을 겨냥했다.
그러나 아데토쿤보가 홀로 넘기에는 브루클린 장벽이 높았다. 1쿼터부터 듀란트와 카이리 어빙을 앞세운 브루클린의 공격력은 거침없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어빙의 3점에, 듀란트가 골 밑 공격으로 얻은 자유투로 득점을 더 하며 4-0으로 앞서갔다. 하든이 없는 만큼, 이들 빅2는 적극적으로 공격해야 한다고 마음먹은 듯했다.
듀란트는 NBA 데뷔 당시 자신을 가장 좋아한다고 한 아데토쿤보를 앞에 두고 떠올라 외곽슛을 쏘며 한 수 앞선 공격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어빙도 아데토쿤보에게 레이업을 하다가 블록슛을 당하자 자존심이 상한 듯 1쿼터 2분 47초를 남기고 속공 기회에 만난 아데토쿤보를 상대로 돌파하는 척하다가 3점을 넣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브루클린 빅2는 1쿼터에 22점을 합작하며 밀워키 총 득점(19점)을 넘어섰다.
2쿼터에서도 브루클린은 추격을 허용치 않으며 전반을 65-41로 마쳤다. 아데토쿤보는 전반 야투 성공률이 37.5%에 그치며 6득점으로 극도로 부진했다.
아데토쿤보에 대한 듀란트의 가르침은 3쿼터에도 이어졌다. 특유의 타점 높은 점프슛으로 야투 성공률 62.5%를 기록하며 11점을 보탰다. 특히 종료 11.4초를 남기고 3점 라인 밖에서부터 집중 수비를 하던 아데토쿤보에게 4초가량 현란한 드리블을 보인 후 골 밑 골파로 성공한 리버스 레이업은, NBA 최고 선수가 누구인지 확인한 슛이었다.
브루클린은 3쿼터를 마쳤을 때 이미 30점 차이가 났지만 4쿼터에서도 30점을 추가하며 125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밀워키와 점수차는 39점으로, 구단 역사상 플레이오프에서 거둔 가장 큰 점수차 승리였다.
듀란트는 4쿼터를 뛰지 않고도 이날 32득점(4리바운드 6어시스트)으로 양 팀 최고 득점을 올렸고, 어빙이 22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또 조 해리스(13득점), 브루스 브라운(13득점), 블레이크 그리핀(7득점 8리바운드) 등 다른 주전 선수들도 고른 활약을 하며 하든 공백을 메웠다.
반면 밀워키 아데토쿤보는 30분 47초를 뛰면서 상대 그리핀의 수비에 막혀 18득점 11리바운드 4어시스트에 그쳤고, 밀워키 슈터 크리스 미들턴은 야투 20개를 쏴 7개만 넣는 부진을 보였다.
양 팀의 3차전은 11일 밀워키 홈구장 파이서브 포럼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