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3억건을 돌파했다. 그러자 신규 환자는 급감했고, 미 전역에서 속속 일상을 찾아가는 등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6일(현지시간) 현재 전국에서 3억163만8,578회 백신이 접종됐다고 밝혔다.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51.5%(1억7,083만명), 두 차례 접종을 끝낸 비율은 41.9%(1억3,896만명)라고 CDC는 설명했다. 18세 이상 성인을 기준으로 하면 1회 접종 63.5%, 2회 접종 52.8%로 비율이 더 올라간다.
대규모 백신 접종에 힘입어 미국사회도 일상 복귀에 기지개를 펴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 만에 브리핑룸 입장 제한을 풀기로 했다. 백악관 출입기자협회는 이날 “이번주부터 브리핑룸 입장 인원에 차등을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 운영이 정상을 되찾았다는 의미”라고 평했다. 백악관은 내달까지 대면 근무도 전면 재개할 방침이다.
미국민들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었다고 느끼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4일 내놓은 여론조사(18~23일) 결과, 응답자의 3분의2(66%)가 ‘삶이 완전히 또는 다소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답했다. 지난해 10월 조사(37%) 때보다 무려 29%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감염병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응답도 84%를 차지했다.
의료기관들도 숨통이 트였다. CNN방송은 이날 앨라배마주(州) 애니스톤병원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병원에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한 명도 없다며, 다른 병원들도 최근 몇 주 간 ‘환자 제로(0)’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수전 에를리히 샌프란시스코병원장은 CNN에 “지난 1년 반 동안 매우 지쳤지만, 환자 수 0명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주정부들 역시 정상화 신호탄을 쏘고 있다. 하와이주는 15일부터 주민들의 지역 내 이동제한을 해제할 계획이다. 또 뉴저지주는 공중보건 긴급사태를 종료하고, 사모임 제한을 완화한다. 지난주 미 전역의 일일 확진자 평균이 1만4,300명을 기록하는 등 감염 감소세가 확연하기 때문이다.
물론 안심은 이르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백신 접종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지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달 4일 독립기념일까지 ‘성인 70% 백신 1회 접종’을 달성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 실현되려면 매주 420만명이 백신을 맞아야 하는데, 지난주 백신 접종자가 240만명에 그친 탓이다. 특히 테네시 등 6개주는 아직 성인 1회 접종률이 절반을 밑돌아 대통령 기준을 충족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