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모바일 당원 투표 시작을 하루 앞둔 6일, 당권 주자 간 신경전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나경원 전 의원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배제' 주장을 고리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압박하고 주호영 의원이 가세하면서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도 "경험과 경륜을 보여달라"고 응수했다. 당권주자들은 선거 전 마지막 주말을 맞아 주요 거점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윤석열 배제' 주장이 신경전의 발단이었다. 나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종합했을 때 매우 우려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운을 띄웠다. 나 전 의원은 이어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안상수 전 의원과 만나 "동서고금을 봐도 검사가 바로 대통령 된 경우가 없다"고 언급한 사실을 거론하며 "사실상 윤 전 총장을 야권 대선 후보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도 "사사로운 개인감정과 과거의 악연으로 인해 지금 대한민국 회생의 '별의 순간'인 정권교체를 놓쳐서는 안 된다"면서 "이 전 최고위원은 유승민 전 의원과 너무 친하고 안철수 대표와는 사이가 너무 안좋다"고 비판했다.
이 전 최고위원도 곧장 반격에 나섰다. 그는 "여의도 언저리에서 소위 지라시가 돌고 나면 우연의 일치인지 나 전 의원이 비슷한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린다"며 "이런 거 말고 경험과 경륜을 빨리 선보여 주시라"고 꼬집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원들에 자신을 비방하는 문자메시지가 전송된 캡처화면을 제시하며 역공에도 나섰다. 그는 "당원 명부가 통째로 특정 캠프에 의해 유출되어 이준석 비방 문자를 보내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 나타났다"며 "이게 경험과 경륜이냐"고 중진후보들을 겨냥했다. 이 전 최고위원 측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에 '후보자 비방 문자 살포자에 대한 수사 의뢰 요청' 공문도 보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갑자기 아무 근거도 없이 마치 다른 후보가 당원 명부를 유출한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 이게 무슨 새롭고 젊은 정치냐"며 "음모론을 펴고 있는 후보는 이준석 후보"라고 재반박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5일 강원, 6일 울산을 돌며 막판 당심 구애에 집중했다. 주로 그가 내세운 세대론을 확장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울산에서 창업 경험이 있는 청년 7명과 만나 "젊은 세대가 신수종 사업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더불어민주당 김남국·장경태 의원과 이동학 최고위원, 박성민 전 최고위원 등을 거론하며 "밑바닥을 다져가며 준비하는 민주당의 젊은 정치인들이 수적으로 훨씬 우세하다"며 "내가 대표가 된다면 조속하게 저들을 상대할수 있는 인재들을 토론배틀로 경쟁 선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진 후보들은 현충일을 맞아 보수층에 어필할 수 있는 호국·보훈을 강조하거나 텃밭인 영남권을 찾았다. 나 전 의원과 주 의원은 각각 국립서울현충원과 대구 충혼탑, 경북 영천 호국원 참배에 나섰다. 조경태 의원은 '무궁화'를 배경으로 촬영한 자신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유하고, 안동·영주·문경·상주 등 경북 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홍문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순국 선열과 호국 영령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잊지 않고 끝까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