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냐, 11월이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연기를 둘러싼 찬반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최문순 강원지사를 비롯한 주자들이 흥행을 위해선 9월 예정인 경선을 11월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원칙대로’란 뜻을 고수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경선 연기를 논의한 적도, 논의할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지만,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현행 민주당 당헌은 '대선 180일 전'에 후보를 확정하게 돼 있다. 이를 감안하면 민주당은 9월 9일 전까지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11월에 대선 후보를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국민의힘보다 두 달 정도 이르다.
최 지사는 6일 이런 일정에 변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경선이 한창 진행될 7, 8월의 휴가철 상황, 여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협과 집단면역을 갖춰가기까지의 상황 등을 고려해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기세가 여전한 '비상시국'인 만큼, 흥행을 위해서는 경선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김두관·이광재 의원 등 다른 대선주자들도 경선 연기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 지사와 함께 '빅3'로 묶이는 이낙연 전 당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내심 일정을 미뤄, 추격할 시간을 더 벌고 싶어하는 눈치다. 특히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이준석 돌풍'으로 이목을 끌면서, 여권 역시 기존 룰에 변화를 줘 흥행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이 지사 측은 예정대로 치러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이 지사 측은 민주당이 당초 예상한 예비후보 등록일(21, 22일)에 맞춰 21일 전후 대선 출마 선언을 계획 중이다. 출마 선언일 결정도 '경선 연기는 없다'는 데 쐐기를 박기 위한 의도란 해석이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 예비후보 등록일은 유동적"이라며 "당초 계획안에 근거해 출마 선언일을 잡겠다는 것은 '계획대로 가자'는 뜻이 아니겠나"라고 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앞서 "대선기획단이 출범하면 정리하겠다"며 공을 넘겼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해져 있는 원칙을 바꾸기 위해서는 유력 주자의 건의가 있거나, 확실한 여론이 형성되는 등 결정적 계기가 있어야 한다"며 "그런 여건이 조성되지 않는 한 지도부는 원칙대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나는 이달 중순 대선기획단을 띄울 계획이다. 당 안팎에선 경선 연기에 대한 찬반이 팽팽하고, 이 지사가 연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한 만큼 대선기획단도 일정을 건드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