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부 돌파 ‘조국의 시간’, 40대 남성이 가장 많이 구매했다

입력
2021.06.03 15:58
4050 세대가 68.8% 구매 견인
출판사 측 "10만부 돌파" 자축 
세 과시 나선 지지층 결집 분석

출간 전부터 서점가를 강타한 ‘조국의 시간’(한길사)이 10만 부를 돌파하며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1위를 휩쓸고 있다. 온라인서점 예스24가 3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 집계 결과에서는 전체 5위를 차지했다. 단 5일간의 판매 실적으로 올린 기록이다.

예스24는 '조국의 시간'이 지난달 27일 출간돼 예약 판매를 받았으며 이튿날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로 진입했고, 같은 달 31일까지 5일간의 판매로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5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교보문고와 알라딘에서도 책은 출간하자마자 단숨에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다.

'조국의 시간' 열풍을 이끄는 건 4050 남성들이다. 교보문고가 이날 구매자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40대 36.8%, 50대 32%, 60대 15.4%, 30대 13.5% 순으로, 4050이 70%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했다. 20대는 2.3%로 극히 저조했다. 남녀 성비에선 남성이 62%로 여성(38%)보다 높았다. 세대와 성별을 종합해 가장 많이 사본 구매층은 40대 남성(22.6%)이었고, 50대 남성이 19.9%로 뒤를 이었다.

‘조국의 시간’에 4050 남성들이 지갑을 여는 흐름은 조 전 장관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지난해 8월 출간된 이른바 조국 백서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오마이북) 구매율(당시는 예스24 집계)과도 비슷한 양상이다. 당시에도 40대(36.4%)와 50대(34.7%)가 판매를 견인했다. 다만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의 경우 남성 구매 비율이 51.2%, 여자가 48.8%였던 것과 비교하면 ‘조국의 시간’은 남성 구매자 비율이 더 높아졌고 여성은 떨어졌다는 게 차이다.

일각에선 ‘조국의 시간’이 조 전 장관을 비판하며 조국 흑서로 불렸던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천년의상상) 판매 부수를 뛰어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발매 첫날 초판 5,000부 완판을 기록한 뒤 베스트셀러에 안착한 뒤 지난해 12월 출간 4개월 만에 10만 부를 돌파했다.

서점가에선 '조국의 시간' 판매 속도가 유난히 빠르다고 보고 있다.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은 "출간된 지 일주일도 안돼 10만 부 판매 부수를 올리는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의 지지층들이 세 과시에 나서기 위해 초반에 결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책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논쟁이 과열되는 것도 판매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국의 시간'을 펴낸 한길사는 전날 공식 SNS를 통해 "'조국의 시간'이 공식 출간 하루 만에 10만 부를 돌파했다"고 알렸다. 출판사 설명에 따르면 지난 27일 조국 전 장관이 페이스북에 출간 사실을 알리자마자 당일에만 예약판매로 1만 5,000부가 모두 나갔고 이후에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전날 기준 16쇄를 찍었다. 실제 주요 온라인 서점 홈페이지엔 '물량 부족으로 배송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는 안내도 뜬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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