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잔여 백신은 가급적 60세 이상이 먼저 접종받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온라인이 시끌시끌하다. 잔여백신을 기다려왔던 30~59세 일반 국민들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그동안 의료기관들은 전화 등으로 희망자를 받아 예비접종자 명단(예비명단)을 작성해 잔여 백신을 접종해왔다.
정부는 여기에 지난달 27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네이버와 카카오 앱을 이용해 희망자가 잔여 백신이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 접종 예약을 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시작해 9일까지 시범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4일부터는 전화 예약이 아닌 앱을 활용한 방식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30~59세 국민은 앱을 이용해 당일 예약만 가능하다. 다만 60세 이상은 상대적으로 앱을 이용하기 어려운 것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기존 방식과 같이 의료기관에 전화로 예비명단에 이름을 등록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예약뿐만 아니라 접종 순위에도 차이가 있다. 백신 잔여량은 60세 이상 접종자까지 접종을 마친 이후에 한해 SNS를 통해 공개된다. 여기에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공여받은 얀센 백신의 잔여분도 해당된다.
정부의 이러한 지침에 온라인에서 누리꾼들이 혼선을 빚는 모습이 나타났다. 백신 맞기를 주저하던 이들 또한 잔여 백신 접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의 주요 궁금증을 정리했다.
지난달 13일 시작된 60세 이상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은 3일 자정에 마무리된다. 그러나 3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아직 사전예약을 하지 않은 고령층 대상자는 약 200만 명에 이른다.
일부 누리꾼들은 예약 접종 기간이 끝나는 60세 이상에게 잔여 백신마저 우선권을 주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안 맞겠다고 예약 안 한 사람은 10월 이후에 기회 준다고 해 놓고 왜 우선권을 주냐"며 "(정부가) 원칙을 자꾸 깨니 어떻게 믿냐"고 질타했다.
정부는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에게 다시 기회를 준다는 입장이다. 홍정익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팀장은 "상반기 접종 목표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감염 시 치명률이 높은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한 분이라도 더 접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번 정부 발표를 두고 혼란스럽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앱 서비스가 시범운영되기 전인 (지난달) 27일 전에 동네 병원에서 잔여 백신 예약을 했는데 취소되는 거냐"고 질문했다.
그러나 기존의 예비 명단이 당장 사라지는것은 아니다. 정부는 잔여 백신 예약서비스 시범 운영이 끝나는 9일까지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즉 60세 미만이더라도 9일 이전에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면 잔여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물론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네이버나 카카오에 잔여 백신이 뜨긴 하는거냐"며 푸념하는 글을 올렸다. 현재로서는 앱에 잔여 백신 보유 현황이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게 불가능해지면 잔여 백신을 맞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추진단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 60세 이상의 백신 접종 예약률은 77.7%였다. 따라서 60세 이상의 잔여 백신 예약률도 어림잡아 80%라고 생각했을 때, 남은 20% 정도를 30~59세가 맞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한 30~59세는 앞으로 전화 예약은 불가능하지만, 앱을 활용한 잔여 백신 당일 예약은 가능하다.
한편 일부에서는 고령층보다 필수노동자에게 우선권을 줘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잔여 백신은 많이 다니는 택배노동자, 대중교통 종사자에게 먼저 배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백신·치료제 특별위원장인 전혜숙 최고위원 역시 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59세 이하 국민들은 경제활동 인구가 굉장히 많아 나이순 접종도 좋지만 직종별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