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없애고, '공중전'으로 띄운다."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을 1위로 통과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선거운동을 요약하면 이렇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서 필수로 꼽히는 캠프 사무실을 따로 차리지 않았다. 메시지 전담팀을 꾸리는 대신 직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셀프 홍보'에 나서고 있다. 경쟁자인 중진 후보들과 선거운동 방식에서도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이 전 최고위원 캠프는 사무실이 없는 만큼 구성도 단출하다.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 전 최고위원 본인과 공보ㆍ현장 업무 담당자 2명, 회계ㆍ총무 담당자 2명 등 5명이 주축이다. 전ㆍ현직 의원들의 도움 대신 이 전 최고위원과 연령대가 비슷한 30대 중·후반의 청년 정치인과 당직자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외에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김철근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이 정치 경력으로는 가장 선배다.
일반적으로 전대 기간에 당 중앙위원과 선거운동원, 민원인 등이 캠프를 찾아 세 과시를 하지만 이에 대한 대응에 힘을 빼지 않고, '적재적소'에 인력을 투입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는 게 이 전 최고위원 측 설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선거운동'이 활성화된 것도 이 전 최고위원의 선거 운동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높은 인지도를 활용한 'SNS 메시지'는 그의 주특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처럼 모든 메시지를 직접 작성한다.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한 해법으로 '비단주머니 3개'를 제시한 것도 그의 즉흥적인 아이디어였다. 다만 각종 정치 현안과 젠더 문제 등에 대한 거침없는 언사에 '트럼피즘(트럼프식 포퓰리즘적 정치 행태)'을 떠올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전 최고위원은 최근 중진급 인사들에게 손을 내밀면서 '경험과 연륜'을 강조하는 중진급 후보들에게 맞서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2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무성 전 의원과 교류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며 "여러 중진의원들께서 꾸준히 연락 주시고, '너무 들뜨지 말고 진중하라'는 말씀을 주신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이번 당대표 선거는 어떤 사람을 대표로 내세워야 당에 대한 이미지가 변할 수 있는지를 부각하는 게 관건"이라며 "기존 정치문법에서 해방된 자유롭고 거침없는 이 전 최고위원만의 능력을 최대한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