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강릉에서 회동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윤 전 총장은 현실주의자"라며 "나와 우리 당 의원들을 만난 건 제3지대가 아닌 국민의힘과 함께 대권 도전에 나서겠다는 정치적 표현"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준석 돌풍'으로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윤 전 총장이 입당해도 두 사람의 궁합은 중요치 않다"면서도 "이 전 최고위원이 국민 여론에 맞춰서 행동할 것"이라고 대권 주자로 나설 윤 전 총장 편에 무게를 실었다.
권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지난달 29일 오후 6시쯤 강릉에서 윤 전 총장과 회동을 가졌다며 "4시간 가까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강릉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윤 전 총장과 권 의원은 1960년생 동갑내기 친구 사이다. 또 윤 전 총장(사시 33회)이 권 의원(사시 27회)보다 검찰 후배다. 윤 전 총장은 강릉에 거주하는 외가 식구들과 외할머니 산소를 찾아 성묘한 후 권 의원과 만나 식사 자리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윤 전 총장과 나눈 대화를 전하면서 "윤 전 총장에게 빨리 대권 도전 의사를 표명해야 할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윤 전 총장이 열과 성을 다해서 여기에 몸과 마음을 바쳐서 정권교체에 앞장서겠다는 뉘앙스로 말씀하시더라"고 전했다.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먼저 전화를 해서 만나자는 의미는, 또 정진석 의원 등 우리 당 여러 의원들하고 통화하고 만나기로 한 것은, 종합해보면 윤 전 총장이 제3지대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대권 도전은 우리 당과 함께하겠다는 정치적 표현이며, 저는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윤 전 총장은 굉장히 현실주의자"라며 "누구보다도 현실 상황 파악이 빠르고 여러가지 종합해서 한 번 결정을 하면 직진하는 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권 의원은 "고민하고 저를 만나자고 한 것을 봐서는, 결국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면서 "(직접 듣지는 않았지만) 저희들이 정치 한두 해 하는 것도 아닌데 벌써 이심전심, 척하면 알아보고 삼척 아니겠나"고 주장했다.
또한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합류 시기에 대해 "전당대회(6월 11일) 전은 아니다"며 "전당대회의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되기 때문에, 뉴스의 초점이 전당대회가 아니라 윤 전 총장으로 가니까 그것은 본인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 개인적인 생각을 이야기한다면, 윤 전 총장의 잠행이 길었고 또 국민들의 피로감도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이제는 국민들 앞에 나서서 자신의 생각이나 철학, 비전을 밝히는 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른바 '이준석 돌풍'에 대해 윤 전 총장과 나눈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제가 윤 전 총장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슬쩍 떠보려고 '우리 당원들과 대화해보니 이준석 돌풍이 그냥 단순히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고 실체가 있는 바람이더라' 라고 말했다"며 "어떤 입장인가 한번 들어보려고 슬쩍 떴더니 가타부타 안 하고 다른 화제로 돌리더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입당이 거의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당대표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왜냐하면 윤 전 총장이 당내에 그런 선거에 대통령 후보 나온 사람이 관여해서도 안 되고, 또 관여하는 것이 실익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권 의원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대표가 된다면 윤 전 총장과의 궁합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와 대권 후보 간에 궁합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최고위원 같은 경우 아주 젊은 친구고 기대를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국민 여론이 또 국민의 관심이 어디 있는지 잘 알고 거기에 맞춰서 행동할 것이라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권 의원은 앞으로 국민의힘 '대선 시간표'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그는 "대선 경선은 오는 9월부터 시작해서 11월에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대권 도전자들이 윤 전 총장의 쏠림현상을 신경 쓰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당에서 공정한 경선의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권 후보라든가, 서울시장 이런 광역단체장 후보는 당 지도부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라서, 각자의 대권 후보들이 국민의 지지를 얻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많은 언론 노출을 하는 등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