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 “도쿄행 도전, 병역문제로 접근하면 안 돼”

입력
2021.06.0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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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국내 무대로 돌아온 권창훈(27ㆍ수원삼성)이 도쿄올림픽 축구대표팀 와일드카드 선발에 대한 희망을 전하면서도, 올림픽을 병역 혜택을 위한 수단으로 여겨지는 시선을 경계했다.

권창훈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파울루 벤투(52)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2일 대한축구협회가 유튜브로 진행한 비대면 인터뷰에서 “팀이 원하는 방향성과 전술에 맞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그래야 자연스럽게 저도 팀도 원하는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그는 벤투호의 월드컵 2차 예선에 집중해야 한다. 한국은 5일 투르크메니스탄과 경기를 시작으로 스리랑카(9일), 레바논(13일)과 차례로 월드컵 2차 예선 일정을 소화한다. 권창훈은 자신의 장점을 ‘저돌적인 플레이’라고 꼽으면서 “내가 잘하는 걸 보여주도록 준비하겠다”며 대표팀 내 2선 경쟁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권창훈은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와일드카드 후보(최대 3명의 24세 초과 선수)로도 거론된다. 2017년 1월 수원을 떠나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디종으로 이적해 유럽 생활을 시작한 권창훈은 프라이부르크(독일)를 거쳐 약 4년 4개월 만에 K리그로 복귀했다. 수원삼성에서 올 시즌을 소화한 뒤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계획하고 있는 그가 다음달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 출전해 메달을 획득한다면 상무 입대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그동안 와일드카드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던 권창훈은 “(도쿄올림픽은)병역문제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올림픽이란 무대가 주는 책임감이 크다”며 “기회가 돼 올림픽에 나간다면 병역(혜택에 대한) 생각보다 하나로 뭉쳐서 경기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학범호는 도쿄올림픽 본선에서 온두라스, 루마니아, 뉴질랜드와 한 조다. 이 중 온두라스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8강에서 우리나라에 패배를 안긴 팀이다. 당시 온두라스전 패배를 경험했던 권창훈은 “(복수하고 싶은)그런 마음이 들어야 정상”이라며 “너무 잘하는 상황에서 패배해 아쉬움이 컸다”고 떠올렸다.

K리그 무대 복귀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권창훈은 2013년부터 4년간 수원에서 뛰며 정규리그 90경기 18골 7도움을 포함해 공식전 109경기 22골 9도움을 올리며 팀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는 “수원을 선택하는 데는 많은 생각과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다”며 “유럽에 있는 동안 돌아가면 꼭 수원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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