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얼데이(현충일) 연휴를 맞아 미국의 항공 여행객 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장가를 찾는 관객도 급증하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대 흥행작까지 탄생했다. 그간 억눌렸던 외부 활동이 따뜻한 날씨와 백신 접종 확산 등으로 기지개를 펴는 모습이다.
1일(현지시간) CNBC 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교통안전청(TSA) 집계 결과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 동안 하루 평균 178만 명이 공항 검색대를 통과했다. 5월 28일 기록한 196만 명은 코로나19 사태 후 최다 기록이다. 다만 코로나19 발병 이전인 2019년 메모리얼데이 연휴보다는 공항 이용자 수가 22% 적었다.
호텔업도 오랫만에 분주했다. 힐튼의 크리스토퍼 나세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방송에서 지난달 29일 미 전역의 힐튼 호텔 객실 점유율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좋은 93%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3년 이후에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기업 출장과 단체 여행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항공, 호텔, 렌터카 등 관련 물가도 올라가 미국 내 여행 비용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수준에 근접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극장가에도 오랜만에 흥행 바람이 불었다. 메모리얼데이 연휴 나흘간 북미 지역 영화관들은 1억달러(약 1,108억원)에 육박하는 영화표 판매고를 올렸다. 연휴에 맞춰 개봉한 파라마운트의 공포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가 흥행을 이끌었다. 이 영화는 나흘 동안 5,700만달러어치 표가 팔리면서 코로나19 시기 개봉한 영화 중 최대의 흥행 오프닝 기록을 작성했다. 극장 수요가 회복기에 들어가면서 개봉을 연기했던 영화들도 곧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2만명 아래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31일 미 존스홉킨스대 기준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만7,248명이다. 하루 확진자가 30만명에 달하던 올해 1월 초와 비교하면 최악의 상황은 완전히 지나온 듯하다. 백신 접종 확대로 전망도 나쁘지 않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18세 이상 성인 중 62.6%가 최소 1회 백신을 접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