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 사건과 관련해, 사건 현장에서 분실됐다가 최근 발견된 친구 A씨의 휴대폰이 실종 당일(4월 25일) 오전 3시 36분 이후 움직인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씨 휴대폰에는 손씨와 관련된 동영상 등 기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A씨의 휴대폰은 실종 당일인 오전 7시 2분에 전원이 꺼진 이후 켜진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휴대폰을 소지한 채 움직이면 작동하는 건강 앱의 마지막 기록은 당일 오전 3시 36분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A씨는 그날 오전 3시 37분쯤 이 휴대폰으로 어머니 휴대폰으로 전화했다가 아버지와 통화한 바 있다. 상황을 종합하면 A씨가 부모와 통화한 이후 휴대폰이 꺼질 때까지 휴대폰 위치가 옮겨졌거나 사용된 기록이 없는 것이다.
해당 휴대폰에서는 손씨와 관련된 내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동영상 등 손씨와 관련된 내용이 하나도 없다"며 "실종 당일 오전 1시에 친구와 카톡을 한 기록 등은 있는데 이번 사건과는 전혀 관련없다"고 했다.
경찰은 환경미화원 B씨가 A씨 휴대폰을 습득한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달 10~15일 사이에 휴대폰을 습득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는 휴대폰을 습득한 뒤 사물함에 뒀다가 병가 등 개인적 사정을 겪는 동안 이를 깜빡했다고 한다"며 "동료가 다른 휴대폰을 습득해 환경단장에게 제출하자, 이전에 습득한 사실이 생각나 제출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B씨는 정확한 습득 장소나 시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경찰의 법최면 수사도 받았지만 검사가 불가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9일부터 15일까지 전체 폐쇄회로(CC)TV영상을 다시 살피고, 습득자 휴대폰의 기지국 위치 등도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A씨의 휴대폰은 손씨 실종과 사망 경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단서로 지목됐다. 손씨의 휴대폰은 A씨가 소지하고 있었지만, A씨 휴대폰은 행방이 묘연했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사건 현장 일대를 수색하고 한강공원 반포안내센터에 협조를 구하는 등 휴대폰 찾기에 힘썼다. 결국 실종 한달여 뒤인 지난달 30일 환경미화원 B씨가 습득 사실을 알렸고, 경찰은 휴대폰을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