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표대로' 이준석 vs '윤석열 고려' 나경원 주호영... 대선 경선 스케줄 충돌

입력
2021.06.01 06:10
국민의힘 당권 후보들, 첫 TV토론회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첫 TV토론회에서 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스케줄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당내 경선 일정에 따른 원칙을 지켜야한다고 강조한 데 반해,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당 외곽에 있는 후보들의 등판 일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경선 일정 입장 차, 이준석 "정해진 시간에" 주호영·나경원 "윤석열 등 고려"

31일 MBC '100분토론'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지만 경선 시점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이 전 최고위원은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정류장에 선다"며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경선을 치르려면 특정인을 위해 기다려서도, 특정인이 원하는 노선으로 다녀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 등 당 외곽 주자들의 입당 혹은 경선 합류 여부와 별개로 당은 당의 경선 일정에 따라 대선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자 나 전 의원과 주 의원은 윤 전 총장 등 외곽 주자들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이 전 최고위원을 압박했다. 나 전 의원이 "윤석열 후보가 우리 당에 들어오지 않았어도 버스는 그냥 출발하겠다는 이야기냐"며 "(당내 특정)주자에 맞춰서 룰을 정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도 "나경원 후보의 의견에 동의한다. 모두가 당에 들어와서 한번에 경선을 하는 것과 따로 당에 들어오느냐에 따라 결과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당 경선) 스케줄을 늦추자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계속된 '유승민계' 논란에 이준석 "바른정당계라면 모를까" 거듭 반박

경선 스케줄에 대한 이견은 '계파 공방'으로 이어졌다. 당 외부 주자들의 행보와 관계없이 당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이 전 최고위원의 주장에, 나 전 의원과 주 의원이 '유승민 전 의원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나 전 의원은 "이준석 후보가 (윤 전 총장 등을 고려하지 않고)우리 당만 먼저 개문발차하겠다는 것은 유승민 전 의원한테 유리하게 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주 의원도 "(이 전 최고위원이) 대선 후보 중 한 분과의 특별한 관계 때문에 공정성 시비가 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은 "(유 전 의원과는) 저희 아버지가 특수한 관계가 있고, 과거 바른정당에 참여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포괄적으로 바른정당계로 불리는 계파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것도 정기적 모임이나 구체화된 행동을 하는 모임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전 최고위원을 둘러싼 계속된 계파 논란에 조경태 의원은 "지금 우리 당에는 계파가 없다"며 이 전 최고위원을 옹호하기도 했다.

박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