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기우뚱 '대동빌라' 올해 재건축 첫 삽

입력
2021.05.31 15:00
대동빌라 조합과 (주)부영주택  31일 포항시청서 재건축 시공계약
지난해 4개동 81가구 철거...2개동 121가구로 재탄생

2017년 11월15일 규모 5.4의 지진으로 81가구가 모두 파손된 경북 포항시 북구 환여동 대동빌라 아파트가 연내 재건축을 위한 공사에 들어간다.

대동빌라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31일 포항시청 중회의실에서 최양환 (주)부영주택 대표이사, 이강덕 포항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재건축 시공 계약을 체결했다. 조합은 올해 안에 사업시행계획 인가절차를 거쳐 착공할 예정이다. 대동빌라는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되면 2개동, 121가구의 아파트로 재탄생한다.

대동빌라는 환여동에 있지만, 포항지진의 진앙인 흥해읍과 가까워 4개동 전체가 붕괴 위험 판정을 받을 정도로 크게 파손됐다. 주민들은 임시구호소인 흥해 실내체육관 등을 전전했고, 이후 시와 정부가 마련한 임시주거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진 후 흩어져 살고 있는 대동빌라 81가구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고, 재건축 하기로 뜻을 모았다. 2020년 4월 부서진 4개동을 모두 철거했고, 같은 해 8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주민들은 재시공에 따른 추가 분담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항시와 정부에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 행정적 지원을 요구했다. 또 기업에도 피해 복구를 위한 각종 지원을 요청했다.

그 결과 한국시멘트협회, 에스원, KCC, DGB대구은행, NH농협 등 많은 기업들이 건축자재를 무상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또 주택건설업체인 부영주택은 사회 공헌 차원에서 사업비 손실을 감수하고 재건축사업을 약속했다. 부영주택은 지난 2017년 11월에도 포항지진 발생 직후 이재민을 위해 남구 원동 부영아파트 52가구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정영희 대동빌라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장은 "지진 발생 이후 임시거처 마련부터 생활지원, 피해지원금 지급과 재건축까지 끊임없이 도와준 포항시와 손실을 감내하고 주민을 위해 신뢰를 지켜준 부영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양환 부영주택 대표는 "이번 재건축 사업을 통해 지진으로 큰 피해와 상처를 입고 지쳐있는 주민들의 몸과 마음까지 치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부영그룹의 약속이행과 사회적 공헌 가치를 실현시키겠다"고 말했다.


포항=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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