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채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교수는 31일 일본이 최근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측에 실망하는 입장이라면서 "햄버거와 크랩의 차이는 너무 큰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는 햄버거를, 문재인 대통령과는 크랩 케이크를 오찬 메뉴로 준비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 내 도쿄올림픽 연기 및 취소 여론에 대해서는 "스가 정권은 절대 취소하지 못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교수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일본 입장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요미우리TV 등 보수 언론에서는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흠집을 내려고 하지만 성과가 있다고 판단해서인지 오히려 미국 측에 실망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는 "예를 들면 미일회담에서는 중국 문제를 네 번이나 거론하고 이것을 명시까지 했는데, 한국에는 압박을 왜 주지 않나 이런 얘기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일본은 중국의 전면 전선에 이용당했다고 생각하고, 한국에게는 오히려 더 실리를 많이 주게 된 걸 보면서 너무 안이하게 대응을 해서 자기들 줄 것만 다 주고 받아내질 못했다고 보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 언론들이 스가 정권을 비판하면 문재인 정권을 띄워주는 것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축소 보도를 해서 아예 거론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고 보는 듯하다"며 "한국을 비판하는 것 자체도 일본 외교가 너무 못했다라는 한계를 보여주기 때문에 더 거론하지 않는 쪽을 택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일본 내 도쿄올림픽 연기 혹은 취소 여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일본의 주요 미디어들, 보수 미디어들까지 포함해서 도쿄올림픽 중지나 또는 연기를 해달라고 하는 게 60~80%에 이른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며 "실제 국민들의 일반 여론은 오늘이라도 당장 취소해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훨씬 높다"고 전했다.
실제로 17일 아사히신문은 설문조사를 통해 "일본 국민의 83%가 도쿄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보도했다.
이 교수는 "현재 일본은 3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를 선언했고, 전국 9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이 기간을 내달 2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변이 바이러스의 확대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인데 만약에 여기서 다시 긴급사태를 해제하게 되면 도쿄올림픽 전에 다시 폭발하게 된다"며 "긴급사태 속에서 올림픽을 강행할지도 모르는 이런 우려가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스가 정권에서 올림픽 취소를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도 일본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관계에서 배상금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강행한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스가 정권은 아베 정권의 '아바타'인데, 아베 정권과 특정 대기업이 올림픽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스가 정권이 만약 올림픽을 중지한다고 한다면 이는 올림픽에 책임을 지고 사임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아베 정권, 아베 전 세력들에 의해서 다음 자민당 전당대회에서 당선되기가 어려운 것"이라며 "결국 스가 정권은 선택권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가 총리는 여기서 올림픽을 그만둔다면 사임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국민 반대 여론 속에서 올림픽을 개최해도 나름대로 성과는 인정받을 것이라는 생각에 올림픽 개최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앞서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에서 외국인 관람객은 경기장에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으며, 자국 관람객에 대한 입장은 내달 중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