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을 다 내줬는데, 이제 와 포기하면 어쩌나."
27일 전남 여수시 청사 앞에 모인 경도 주민들은 "해양리조트 사업은 반드시 재개돼야 한다"며 목이 터져라 외쳤다.
주민들은 "이 사업을 위해 조상님이 묻혀 계신 선산은 물론이고 생계수단인 바지락밭, 선창가, 어업권까지 모조리 포기했다"며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다시 돌아와 관광단지 개발에 전념해 달라"고 촉구했다.
경도 개발사업은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여수 경도에 1조5,000억 원을 들여 2.14㎢ 부지에 6성급 호텔과 리조트, 골프장, 해상케이블카 등 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전남도와 전남개발공사도 '한국의 센토사'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연륙교를 건설하는 등 측면 지원에 나섰다.
그런데 20일 미래에셋 측이 돌연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역사회 일각에서 경도에 추진하는 레지던스 호텔을 두고 부동산투기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미래에셋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완공 후 3년간 2,0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전망도 있어 굳이 반대 여론까지 설득해가며 경도사업을 추진할 의지가 없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이자 김영록 전남지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주민들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며 미래에셋 달래기에 나섰다.
여수는 물론이고 강원 춘천에서도 '제2의 용인 에버랜드'를 꿈꾸며 야심 차게 시작한 테마파크 사업을 놓고 말들이 많다. 반면 화성 국제테마파크는 9년 만에 추진이 가시화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강원도가 블록완구를 주제로 춘천시 의암호 내 인공섬인 중도에 11년째 추진 중인 레고랜드 코리아 테마파크는 '의혹 백화점'이라 불린다.
레고랜드 측에 도유지를 최대 100년까지 공짜로 빌려주는 특혜와 최초 30.8%였던 강원도 몫의 수익률이 3%까지 줄어드는 등 영국 멀린사와 맺은 불평등 계약 논란이 끊이지 않은 탓이다.
최근엔 강원도가 레고랜드에 주차장을 만들어 주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을 받아 온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 부지 매입안이 도의회를 통과하자, 최문순 강원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를 두고 강원평화경제연구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아파트 인허가가 나지 않았는데도, 주차장부터 먼저 짓겠다는 이해 못할 행정"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소속 심상화 강원도의원은 "2018년 영국 멀린사와 총괄개발협약(MDA)을 잘못 맺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2, 3년 전 마블 히어로가 등장하는 테마파크를 추진한다고 했던 강릉과 용인 에버랜드 6배 규모라던 원주에서도 테마파크 착공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반면 2012년부터 '유니버설 스튜디오(USKR)'로 추진하다가 두 차례 무산된 경기 화성 국제테마파크는 최근 본궤도에 진입, 다른 지역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경기도와 화성시가 2018년부터 공기업과 신세계프라퍼티 및 신세계건설과 잇따라 파트너십을 구축한 결과다. 앞서 올해 3월엔 수자원공사와 ㈜신세계화성 측이 토지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하반기엔 관광단지 인허가 절차를 밟는다.
경기 화성시가 송산그린시티 내 동측 부지 410만9,000㎡에 추진하는 국제테마파크의 사업비는 4조5,693억 원에 달한다. 2026년 하반기 1단계 개장에 이어 2031년 완전 개장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