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육군훈련소 취사병이 하소연을 하는 글을 게재해 누리꾼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9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육군훈련소 취사병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육군훈련소는 최대 식수인원이 3,000명까지 된다"며 "전역 전 휴가자와 휴가자를 빼면 12~14명 정도가 3,000인분의 밥을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1주일에 5번 부식수령도 조리병이 직접 간다"며 "월, 수, 목, 금은 직접 보급대로 가서 3,000인분의 부식을 트럭에 싣고 화요일에는 쌀, 목요일엔 기름 등 보급품 수령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3,000인분의 양이니 부식양도 어마어마해서 5톤 트럭에 고기류와 채소 등으로 매일 꽉 찰 정도며, 취사병이지만 상하차까지 하고 있다"며 "요즘은 부실급식 문제로 취사병들 업무가 전보다 더 가중되어서 고되다"고 호소했다.
A병사는 "3,000명의 밥을 단 12명이, 1년 365일 근무하고 보급병의 임무인 부식수령까지 한다"며 이런 격무에도 '휴가'라는 최고의 위로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A병사는 "전국 각지의 취사병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쉬는 날이 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육군훈련소 특성상 쉬는 날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후방이라는 이유로 휴가를 적게 주고 포상을 받는 경우는 전 취사병 통틀어서 1년에 한두 번밖에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타부대는 병사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로휴가 외 포상휴가 등으로 총휴가 일수가 70일 이상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는 코로나19 위로휴가를 빼면 총휴가가 50일도 안 된다"며 "이런 상황을 설문 등으로 토로를 해도 지휘관들은 '너희만큼 휴가 많은 곳 못봤다'고 한다"며 억울하다고 밝혔다.
이에 A씨는 "휴가는 군대에서 유일하게 줄 수 있는 노동의 보상"이라며 "정말 다른 부대 취사병들도 휴가를 이렇게 적게 받는지, 1년 365일 밥을 하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취사병을 늘려라" "급식 외주를 주라"는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대판 임오군란'에 비유되는 병사들의 '부실 급식' 논란은 지난달 18일 촉발됐다. 당시 휴가 복귀 후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의무 격리하는 장병들에게 부실한 식사가 제공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제보자가 올린 사진을 보면 검은색 플라스틱 재질로 보이는 도시락 용기에 흰 쌀밥과 반찬 세 가지가 담겨 있다. 반찬은 김치 일부와 절인 오이지, 닭볶음류로 추정됐다. 해당 게시물은 공개된 지 사흘 만에 7,4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페이스북 페이지 '육대전'에서는 부실 급식 사례를 포함해 군 부대 내 각종 부조리에 대한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게시글로 취사병의 복지에 대한 논란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