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예비경선 1위, 정치권 전체에 과제 던져

입력
2021.05.2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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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발표된 국민의힘 차기 대표 예비경선 결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5명이 겨루는 본 경선에 올랐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별 득표율과 순위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이 종합득표율 41%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져 그간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던 ‘이준석 바람’이 일시적인 거품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

당원 투표와 일반조사 비율이 5 대 5인 예비경선과 달리 본 경선은 당원 투표 비중이 70%로 높은 등 변수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지금의 기세라면 원내 경험 없는 '0선'의 30대 당대표 탄생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그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보수 진영의 세대교체를 넘어 한국 정치권 전체에 일대 파란을 몰고 올 수 있는 사건이다. 설령 이 전 최고위원이 다른 후보들의 합종연횡으로 본선 전에선 실패한다고 해도, 이준석 바람은 이미 정치권에 상당한 과제를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예비경선의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51%의 지지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한 것만 해도 예사로 볼 일이 아니다. 주로 2030세대 남성 입장을 대변해왔던 그의 돌풍이 다른 세대로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이는 그 밥에 그 나물인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과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갈망이 그만큼 깊고 넓다는 의미다. 국민의힘으로선 이런 바람을 외면할 게 아니라, 더 큰 용광로 속으로 끌어안아 정책과 비전으로 발전시켜야 수권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남의 당 일이라고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난 4·7 재보선에서 2030세대가 민주당을 심판한 연장선에서 이준석 바람이 나온 것으로 봐야 한다. 중도층 민심이 민주당을 혼내고 국민의힘을 주시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세대교체와 혁신의 선순환이 이뤄진다면 민주당은 시대에 뒤처진 ‘꼰대 정당’으로 밀려나기 십상이다. 정치권 전체가 긴장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