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내기 골프' 리조트 대표 연임 논란··· 노조 "실망 넘어 절망"

입력
2021.05.27 14:30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대표 재신임설
노조 "물의 빚으면 물러나는 게 도리"

강원 평창군에 자리한 알펜시아 리조트 노조가 공짜·내기골프를 쳐 징계를 받은 심세일 대표이사의 연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노조는 27일 강원 춘천시 중앙로 강원도청 앞 광장에서 심 대표 연임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알펜시아 리조트의 모기업인 강원개발공사에 따르면 심 대표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점검 라운딩을 한다며 수 차례 공짜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간식비와 캐디피 명목으로 금전이 오간 사실도 밝혀졌다. 심 대표는 이 일로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그럼에도 최근 일각에서 심 대표 연임 얘기가 흘러나오자 노조가 임명 저지를 선언했다.

노조 측은 이날 "공개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발생한 경영진들의 비위 행위는 실망을 넘어 배신감을 안겨줬다"며 "징계가 확정되면 사죄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당연한 이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마지막 자존심마저 짓밟는 행태에 노조는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심 대표는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 거취를 표명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강원개발공사는 "다음달 매각 여부에 따른 변수 등을 고려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강원도가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와 수하리 일대 491만㎡에 지은 리조트다.

그러나 연이은 분양 실패로 1조 3,000억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빚더미에 앉았다. 그 빚을 사업 시행자인 강원개발공사가 13년째 갚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당시 강원도 고위 관계자 가운데 책임을 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반면 강원개발공사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당해 "강원도가 개발공사 직원들에게 너무 많은 짐을 떠넘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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