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가자지구의 일상복귀 풍경

입력
2021.05.27 15:30
이스라엘-팔레스타인 11일간의 무력충돌 후
폐허로 변한 가자지구에서 포착한 일상복귀 풍경들



휴전으로 총성과 폭발음은 멈췄지만 무력 충돌이 남긴 상흔은 깊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벌인 11일간의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어린이 61명을 포함해 230명 넘게 숨졌고, 5만여 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그뿐 아니다. 1만7,000여 개의 주거 시설과 상업 시설, 53개의 교육시설, 병원 6곳이 파괴됐고, 유일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시설도 폭격을 받으면서 집단 감염 우려까지 겹쳤다.

영토는 이미 더 이상 망가질 수 없을 만큼 폐허가 됐지만, 그 위에서 주민들의 일상이 시작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피해 집을 떠난 주민들이 하나둘 돌아와 무너진 건물 잔해 위에 텐트를 치고 자리를 잡았다. 이발사는 잿더미로 변한 이발소 건물 속에서 의자와 거울, 면도기 등을 찾아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사방이 건물 잔해로 어지러운 이발소엔 손님도 하나둘씩 찾아오고 있다. 2주 만에 조업을 재개한 어부들도 그저 삶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모든 것이 서서히 제자리로 돌아가는 일만 남은 듯하나, 전쟁은 아이들의 마음속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일부 아이들은 실어증까지 앓고 있다. 전쟁과 폭력이 학교와 가정에 고통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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