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남녀고용평등 강조기간] "윤여정처럼 일하는 엄마의 꿈을 돕자"

입력
2021.05.2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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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 작업이 많은 게임업계. 그래서 NC소프트의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사옥 1층에는 사내 어린이집 ‘웃는 땅콩’이 있다. 191명(정원 200명)의 어린이가, 출근하는 아빠 엄마 손을 잡고 함께 등원한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회사 로비를 휘젓고 다니는 아이들 때문에 야근에 지친 직원들도 미소 짓는다.

‘웃는 땅콩’은 지난 2015, 2018년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100점 만점을 받은 곳이다. 시설이나 대우의 문제만은 아니다. NC소프트에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육아휴직을 쓴 이들은 여직원 177명, 남직원 90명이다. 최근 3년간 출산휴가자 68명이 전원 복직했다. NC소프트의 모성보호제도 효과는 신입공채로 이어졌다. 지난해 65명의 신입 가운데 여성이 29명(44.6%)으로 2017년 63명 중 17명(26.9%)에 비해 크게 늘었다.

건설 기술용역ㆍ책임감리 업체인 혜인E&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지난해 재택근무에다 임금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 출퇴근 시간 조정 등을 발빠르게 실시했다. 혜인E&C는 또 자녀 질병으로 인한 육아휴직은 법정기간(1년)보다 6개월 더 쓸 수 있도록 했다. 자녀가 만 6세 이하라면 가족돌봄휴가를 전체 유급으로 쓸 수 있다. 일ㆍ가정 양립을 적극 지원한 셈이다. 그 덕에 여성 비율은 꾸준히 늘어 지금은 전체 직원 238명 중 48명, 20.2%에 이른다. 건설업종에선 아주 높은 편이다.

이들은 한국일보와 고용노동부의 공동주관으로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2021 남녀고용평등 강조기간 기념식’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회사들이다.

올해 21회를 맞아 ‘차별 없는 동등한 일터, 우리 모두 힘나는 일터’ ‘고용평등 한걸음, 포용사회 열걸음’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김태환 KT하이텔 부사장이 철탑산업훈장을, 황현숙 서울여성노동자회 이사가 산업포장을 받았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 5명은 대통령ㆍ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외 임호빈 이가ACM건축사무소 전무 등 5명이 장관 표창을 받았다.

기업부문 남녀고용평등 분야에서는 NC소프트, 혜인E&C 등 2개 기업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대원제약 등 3개 기업이 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외 슈피겐코리아 등 11개사는 장관 표창을 받았다. 또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분야에서는 국가철도공단이 총리 표창을, 이오티앤디 등 7개 기업이 장관 표창을 받았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기념사에서 “영화배우 윤여정씨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소감에서 ‘이 상은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라고 말했다"며 "윤씨처럼 일하는 엄마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관심과 열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도 “성차별 채용은 여성 청년에게 당장의 위기를 초래할 뿐 아니라 박탈감과 불신을 야기하기에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성 평등 일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성 한국일보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이 여성에게 더 컸다"며 "경험과 실력을 쌓은 여성이 일터를 떠나는 것은 사회 전체의 손실인 만큼 차별 없는 동등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기업과 사회를 성장하게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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