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나경원이 신진세력 향해 꺼낸 칼? "특정계파 당대표는 안돼"

입력
2021.05.26 10:30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앞서 중진·신진그룹 기싸움
나 "특정계파 당대표? 차기 대권주자에 신뢰 못 줘"
김웅 "계파정치? 두려움이 만든 허상" 반발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나선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특정 계파 당대표가 뽑히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과연 오겠나"라고 언급했다. 이는 이른바 '유승민계'로 거론되는 당권 경쟁 후보인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을 겨냥한 표현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차기 당대표는 어느 때보다 중립성, 공정성이 요구된다"면서 "특정 주자를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받는 당대표라면 국민의힘은 모든 대권 주자에게 신뢰를 주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 전 위원과 김 의원을 의식한 것으로, 두 사람은 차기 국민의힘 대권 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깝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나 전 의원 등 당대표 경선에 나선 중진 의원들과 이 전 위원 등 신진그룹들은 서로 견제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이어 "당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권교체"라며 "정권교체의 함수는 비교적 명확하다. 후보 단일화는 필수 조건이고, 그 과정에서 분열과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당 밖에 있는 윤 전 총장, 안 대표 같은 분들이 선뜻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려 할지 의문"이라며 '벌써 '미리부터 당 밖 주자들을 견제하나'라는 의구심이 드는 발언도 나오는데, 정권교체 필패 코스"라고도 썼다.

그는 "모든 후보를 용광로에 넣어 단일화를 이뤄야 최적 후보를 선출할 수 있다. 이것이 당대표의 역할"이라며 "저는 계파 없는 정치를 해왔고, 지금도 어떤 계파 논리나 세력과도 얽혀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전 위원은 SNS에 "저도 나 후보의 말씀에 공감한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구(舊)친박(박근혜)계의 전폭 지원을 받고 있는 나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 전 총장이 상당히 주저할 것 같다"로 받아쳤다.

김 의원도 자신의 SNS에 "존재하지도 않는 계파를 꺼내 후배들을 공격하고서 용광로 정치가 가능하겠느냐"며 "계파정치 주장은 흉가에서 유령을 봤다는 주장과 같다. 두려움이 만든 허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전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계파가 없다고 하는 말에 대해서 본인(나 전 의원)께서는 주장하시지만,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할지는 잘 모르겠다"며 자신은 '유승민계'가 아니라고 부정했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