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우한 기원설 규명해야"… 트럼프 "내가 옳았다"

입력
2021.05.26 09:25
코로나 대응팀 선임고문이 진상조사 주장
트럼프 · 폼페이오 "우리가 옳았다"
자연발생 아닐 수 있다는 파우치 발언도 알려져

백악관에서도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인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재임 당시 중국에 코로나19 대유행의 책임이 있다며 날을 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옳았다며 큰소리를 쳤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앤디 슬라빗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선임고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이 지구촌에 분명한 답을 제시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슬라빗 고문은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완전히 투명한 과정을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미 정부의 비공개 정보보고서를 인용해 우한연구소가 바이러스 유출지라는 의혹을 제기하자, 백악관 인사도 진상 파악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부터 중국 책임론을 주장하며 우한연구소 발원 가능성을 언급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었다고 자신했다. 트럼프는 이날 성명을 내고 “내가 아주 일찍부터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언급했다”며 “이는 내게 처음부터 명확했지만, 당시 나는 평소처럼 매우 비판받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그(트럼프)가 옳았다’고 모두 말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도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러스가 우한연구소에 나온 것을 확신했다. 더불어 진상을 밝히지 않는다면 비슷한 전염병 대유행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는 “과학자, 심지어 미국 정부의 과학자들까지 내가 본 똑같은 정보를 본 것이 틀림없음에도 이를 부인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지난해 우한연구소 발원설에 부정적 입장을 취한 파우치 소장을 비판했다.

지난 3월 WHO의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은 우한 현장조사 뒤 ‘실험실 유출 가설’은 사실일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했지만, WSJ 보도 이후 WHO 조사 신뢰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자연발생설을 확신할 수 없다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발언도 뒤늦게 알려져 파장이 커졌다. 파우치 소장은 이달 11일 열린 ‘유나이티드 팩트 오브 아메리카’ 행사에서 “코로나19가 자연발생했다고 확신할 순 없다”며 “기원에 관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24일 폭스뉴스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