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코로나 손실보상 소급적용" vs 정부 "형평성 문제"

입력
2021.05.2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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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손실보상법 첫 입법청문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손실보상제 법제화'를 두고 25일 국회와 정부가 충돌했다. 여야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소상공인의 과거 피해까지 소급해 보상해 주자는 입장이다. 반면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미 보상이 이뤄졌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며 이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손실보상법을 논의했다. 1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손실보상제 논의가 제기된 후 4개월 만에 입법청문회를 열었다. 중기부가 제출한 ‘집합금지·영업제한 소상공인 손실추정 및 기지원금 분석' 자료에서는 소상공인에 지급된 지원금이 손실 추산액보다 많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으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67만7,941개 업체가 입은 피해는 1조3,000억 원이다. 인건비 등 고정비용까지 더하면 3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으로 지원한 금액은 5조3,000억 원으로, 지방자치단체 지원금 8,000억 원을 포함하면 총 6조1,000억 원에 달한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입법청문회에서 "소급 보상을 하면 기존 지원금 정산이 필요하고, 정산하게 되면 환수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또 "소상공인과 비소상공인뿐 아니라 집합제한·영업금지 업종과 일반 업종, 영세 소상공인과 규모가 큰 소상공인들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소급 적용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야 의원들은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폐업 소상공인들의 실태가 반영되지 않은 점 등을 거론하고 "현실을 파악하고 비용을 계산하라"고 주문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손실금액을 추산하니까 1조3,000억 원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국민 마음을 어떻게 어루만질지 생각하지 않고 대못 박는 얘기를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민주당·국민의힘·정의당·열린민주당·국민의당·시대전환·기본소득당 등 7개 정당 의원 117명은 기자회견을 열어 초당적으로 손실보상제 입법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들은 "손실보상을 소급 적용하면 재정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비판이 있지만, 정부의 방역 조치 명령에 순응한 국민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정부 반대를 꺾고 손실보상제 입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1월부터 손실보상제 입법을 공언했으나 아직까지 처리는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국회 산자위 관계자는 "여야 모두 전당대회 등 당 내부 사정과 정부와의 조율 문제 등을 핑계로 입법에 미온적이었다"며 "국회 상임위에서 추가 논의가 이어지지 않을 경우 5월 입법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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