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위가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합산과세 배제 특례제도 폐지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임대사업자 다주택 세제 혜택을 없앰으로써 주택 매물을 내놓게 하자는 취지다. 현 정부 초기 다주택 투기의 길을 열어준 셈이 된 등록 임대사업자제도의 실책을 뒤늦게나마 보완하자는 동기도 작용했다. 하지만 사업자들은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으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며 반발이 적지 않다.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은 등록 사업자가 임대 의무기간 10년을 지키고, 임대료 인상폭을 5% 이내로 유지하는 등 의무를 준수하면 양도소득세와 종부세 중과를 제외해주는 것이다. 1가구 1주택 등록 임대사업자에겐 생애 1회 거주 주택 비과세 혜택도 부여키로 했다. 정책 취지는 민간 임대사업을 활성화해 전·월세 공급을 원활히 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론 세제 혜택을 누리며 다주택 보유에 나서는 편법으로 활용돼 비판적 여론이 많았다.
여당이 제도 폐지를 추진하는 또 다른 배경은 강력한 규제에도 다주택 매물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은 현실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7·10 대책'에서 단기 임대(4년)와 아파트 장기 매입임대(8년) 사업이 폐지됐지만 시장에 나온 자진말소 및 자동말소 물량은 각각 20%와 2%에 불과했다. 또 개인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제 압박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주택 증여 사례가 37.5%나 증가하는 등 다주택자들이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공급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여당이 비판과 반발을 무릅쓰며 제도 변화를 추진하는 건 그만큼 임대사업자 세제혜택 폐지가 다주택 매물 출회를 위해 절실하다고 본 것이다. 현실적으로 정책 전환의 불가피성은 납득할 만하다. 문제는 ‘선의의 피해’다. 전·월세 공급 위축 우려는 차치하더라도, 생계형 사업자 등의 억울한 피해 경감을 위해 예측과 대비가 가능한 방식을 택하고, 임대주택 매물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에 대한 합리적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