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드롬? "지나가는 바람" VS "보수의 세대 확장"

입력
2021.05.25 15:30
野 당권주자 신예 돌풍에 당 안팎 시선 엇갈려
홍준표 "대선 10개월 앞두고 실험 정당 안 돼"
하태경 "홍준표, 2030세대 확장 훼방 말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6·11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한때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홍 의원을 향해 "돌풍을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폄하한다"며 "옹졸하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판을 흔들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을 비롯한 신진 돌풍을 바라보는 당 안팎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 복당을 선언한 홍 의원은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을 향해 "대선을 불과 10개월 앞둔 이 중차대한 시점에 또다시 실험 정당이 될 수는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을 염두에 둔 듯 "한때 지나가는 바람"이라며 "안타까운 몸부림으로 국민들이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같은 날 하 의원은 SNS를 통해 "홍준표 의원님, 보수의 2030세대 확장 훼방 놓지 마십시오"라며 "보수에서는 꿈조차 꾸기 어려웠던 2030세대 확장의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 낸 후배 정치인에게 박수를 보내도 모자랄 판에, 새로운 지지층을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폄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오전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이 당대표가 되는 게 우리로서는 나쁠 것이 하나도 없다"고 언급하는 등 이 전 최고위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하 의원은 "이준석 돌풍의 가장 큰 원인은 보수가 새로운 지지층을 얻었기 때문"이라며 "세대 확장이라는 우리 당의 미래 비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이며 국민들도 그 비전에 지지를 보내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또 "서울·부산 재·보궐선거에서 이미 실험 결과 리포트가 나왔듯 세대 확장은 더 이상 실험이 아니라 현실이 됐다"며 "홍 의원님은 그 결과조차 부정하고 관성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계신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당은 홍 의원이 이끌던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이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성일종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차기 당대표 선거에서 민심과 당심까지 흡수해 본경선에 진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 의원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아무래도 언론 주목도가 높다"며 "정치적 이벤트에서는 인지도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반면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SNS를 통해 이와는 상반되는 메시지를 띄웠다. 정 의원은 "브룩스 켑카보다 열아홉 살 많은 필 미컬슨이 드라이버 거리를 더 내면서 미국 프로골프(PGA)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다"며 "경륜이 패기를 이겼다. 노장들아, 기죽지 말라"고 적었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