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사드기지에 닷새만에 자재 반입 재개…올들어 7번째

입력
2021.05.25 10:20
생활관 리모델링 자재 적재 등 17대 들어가


경북 성주군 초전면 주한민국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기지에 닷새 만에 공사 자재 반입이 재개됐다. 올 들어 7번째, 지난달 28일 이후 4번째이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25일 오전 7시 20분쯤부터 9시 30분까지 사드기지에 생활관 리모델링 공사와 관련한 자재와 작업인부 등이 탑승한 차량 17대를 반입했다.

앞서 오전 6시쯤부터 사드 반대단체와 일부 주민 등 30여명이 진입로에 앉아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이번에도 쇠파이프로 만든 격자 구조물 속에 들어가 경찰의 해산에 저항했다.

경찰은 6시50분쯤부터 강제해산하고 진입로를 확보한 뒤 차량을 들여 보냈다. 이 과정에서 1명이 가벼운 타박상과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해 구급차에 올라 5분여 동안 안정을 취하다 하차했다. 병원에 후송된 부상자는 없었다.

사드철회 소성리종합상황실 측은 "경찰의 무리한 강제해산으로 인해 심한 타박상을 입는 등 부상자가 나왔다"며 "경찰병력을 동원해 불법적인 사드기지 공사를 진행하는 한 소성리에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상황실 측은 이날 오후 성주 원불교당에서 사드 철회 촉구 기도회를 열 방침이다.

국방부의 사드 기지에 대한 자재 등 반입은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국방부 측은 "한미 군 장병들이 생활하는 생활관 등의 시설이 열악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국은 반대 측과 경찰 등에 당분간 매주 2, 3회 자재차량 반입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7년 4월 사드 포대 설치 후 1년에 손에 꼽을 정도로 차량이 드나들던 국방부가 한미정상회담을 전후해 이처럼 자주 차량을 들여보내는 것은 리모델링공사 그 이상의 목적이 있다는 말도 나돈다. 아무리 리모델링이라도 반대 측을 자극하며 주 2회 이상 드나들겠다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그 동안 사드 기지 출입 주도권을 반대 측에 내 주었던 국방부가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도 분석한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회복한 마당에, 기지 출입마저 일일이 반대 측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사실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반대 측이 전격적으로 양보하거나 아니면 국방부와 신사협정을 맺기 전까지 매번 1,000명이 넘는 경찰이 동원되는 등 소모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성주=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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