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한국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제공’ 절차를 조만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미 당국은 양국 정상 합의에 따라 시기, 방법 등 구체적 지원 논의에 착수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국방부는 동맹인 한국에 백신을 제공하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신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배포할지 세부사항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군 55만명에게 백신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커비 대변인은 대규모 한미연합군사훈련 재개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향후 계획은 말하지 않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동맹 한국과의 훈련은 한국에 대한 방위 조약을 이행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어떤 훈련이 최상일지, 어떻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행할지를 끊임없이 평가ㆍ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연합훈련은 북한 비핵화 유도와 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을 이유로 올해까지 3년째 실기동훈련(FTX)이 배제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 진행됐다.
국방부는 백신 제공이 한미연합훈련 재개를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의구심에도 선을 그었다. 국방부 대변인실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백신 제공은) 한국에 근무하는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대통령이 내린 결정”이라며 “비무장지대 등 양국군이 함께 근무하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비 대변인은 또 대만해협에서 무력 충돌이 생길 경우 한국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그것은 우리가 아니라 한국 정부가 답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대만정책은 변한 것이 없다.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원하지 않으며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의 자주 국방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중국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자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해협 문제가 명시되자 “내정 간섭”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