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화 "'비틀쥬스'는 코미디 뮤지컬의 정점"

입력
2021.05.24 17:09
뮤지컬 '비틀쥬스' 다음달 18일 개막 앞두고 제작간담회

"'스팸어랏' '킹키부츠' 등 코미디 뮤지컬에 많이 출연했는데 '비틀쥬스'는 그 중에서도 코미디 뮤지컬의 정점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미국식 코미디가 한국에 어떻게 통할 수 있을지 고민이었는데 배우들과 제작진이 끊임 없이 회의하며 우리 정서에 맞게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24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뮤지컬 '비틀쥬스' 제작간담회에서 비틀쥬스 역할을 맡은 배우 정성화가 작품 성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비틀쥬스'는 98억년을 산 유령 비틀쥬스와 다른 유령, 인간들의 소동을 다룬 작품이다. 다음달 18일부터 8월 8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 국내 초연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굵직한 연기 경력의 배우에게도 초연이라는 무게감은 크다. 정성화는 "극이 끝날 때까지 비틀쥬스가 활약하지 않는 장면이 없어서 대사와 노래, 춤이 가득하다"며 "첫 공연을 완벽하게 올린다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했다. 같은 역할에 캐스팅된 배우 유준상은 "배우들이 하루에 12시간씩 연습할 정도로 준비할 게 많아 처음엔 작품을 맡은 걸 후회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고 희소하게 만들 수는 없다"면서 "코로나19 시대에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이 원작과 다른 점은 유령이 보이는 소녀 리디아의 시각에 이야기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오디션 끝에 리디아 역을 꿰찬 배우 장민제는 "일반적인 사랑 이야기가 아닌 산 자와 죽은 자의 성장 이야기라는 점에서 '비틀쥬스'는 독특하고 다채롭다"고 설명했다.

'비틀쥬스'의 또 다른 특징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화려한 연출이다. 팀 버튼 감독의 상상력을 존중하면서 독특한 무대와 영상, 조명 등으로 연극적 세계관을 만들었다. 예주열 CJ ENM 프로듀서는 "브로드웨이의 모든 현대 무대기술이 들어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음악도 전형적인 뮤지컬 음악부터 서커스풍과 락, 칼립소, 만화영화 장르까지 다양한 넘버가 쓰였다. 브로드웨이에서 실제 공연됐던 18인 규모의 오케스트라가 국내 공연에서도 투입된다. 안무도 스윙댄스부터 왈츠, 힙합 등 각종 춤이 망라돼 역동적이다.

한국 공연을 제작 중인 맷 디카를로 연출가는 "화려한 작품이지만 주제는 사랑과 가족, 슬픔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라며 "모든 사람들이 공감 가능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장재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