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오픈 에어링의 매력에 강력한 힘을 더한 재규어 ‘F-타입 R 컨버터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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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4 09:30

재규어에게 있어 F-타입은 무척이나 의미 있는 존재다.

브랜드 디자인의 방점을 찍는 존재일 뿐 아니라 ‘브리티시 스포츠카’의 정점을 찍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F-타입은 시장에서의 실적을 떠나 언제나 도도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최근, 재규어는 새로운 디자인을 부여하고 차량의 상품성을 개선한 뉴 F-타입을 선보였고 575마력의 초고성능 컨버터블 사양인 ‘F-타입 R 컨버터블’ 역시 함께 선보이며 다시 한 번 스포츠카 브랜드의 자존심을 키우고 있다.

과연 F-타입 R 컨버터블은 어떤 매력과 가치를 선사할까?

F-타입 R 컨버터블은 재규어 디자인을 기반으로 매력적인 스포츠카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실제 4,470mm의 전장과 각각 1,923mm 및 1,307mm의 전폭과 전고는 날렵한 이미지와 함께 낮게 웅크린 듯한 맹수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2,622mm의 휠베이스를 통해 두 명의 탑승자를 위한 넉넉한 공간, 그리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제시한다. 한편 차량의 공차중량은 V8 엔진과 AWD 시스템 등이 더해져 1,875kg으로 제법 무거운 편이다.

더욱 대담하게, 그리고 깔끔하게

재규어가 공개한 F-타입의 새로운 디자인 요소는 대부분 전면 디자인에 집중되어 있다. 기존의 디자인도 사실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또 완성도 높은 스포츠카의 이미지를 제시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정어리’를 떠올리게 만들던 그 모습이 내심 아쉬웠던 만큼 새로운 변화는 무척 반갑다.

덧붙여 트림 구성에 있어서도 극한의 조율을 제시했던 SVR 사양이 사라지고, F-타입 R로 조정된 것 역시 큰 의미가 있다. 더욱 깔끔하면서도 명료한 이미지로 ‘재규어 특유의 감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시해 일상부터 트랙까지 모든 상황에 어울리는 모습이다.

실제 F-타입 R 컨버터블의 전면 디자인은 더욱 낮게, 그리고 날렵하게 그려진 프론트 엔드와 보닛 라인, 그리고 헤드라이트가 더해져 ‘재규어의 최신 감성’을 보다 명확히 드러낸다. 새로운 요소 덕분에 재규어 특유의 프론트 그릴 연출이 더욱 돋보이는 것 역시 인상적인 부분이다.

게다가 새로운 디자인에 맞춰 바디킷 디자인 역시 새롭게 다듬으며 차량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인 점 역시 눈길을 끈다. 실제 대담하게 연출된 디테일이 바디킷에 더해져 더욱 스포티하고, 대담한 가치를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측면에서는 소프트 톱을 씌웠을 때와 벗겼을 때의 차이를 보다 명확히 드러낸다. 영국식 로드스터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제시할 뿐 아니라 개폐의 속도, 조작 방식의 편의성 등에 있어서도 수준 높은 모습을 제시해 시승 내내 높은 만족감을 제시한다.

참고로 네 바퀴에는 20인치 알로이 휠, 그리고 고성능 모델의 가치를 제시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이 더해져 주행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인다. 대담한 디테일 외에도 기대 이상의 깔끔함으로 무장한 차체의 실루엣은 또 다른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워낙 완성도 높은, 후면 디자인을 제시했던 만큼 새로운 F-타입, 후면 디자인은 큰 차이가 없다. 재규어 특유의 감성을 한껏 담아낸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곡선의 볼륨이 돋보이는 차체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와 함께 바디킷에 자리한 듀얼 타입의 트윈 머플러 팁을 더해 고성능 모델의 가치를 선사한다.

스포츠카의 감성을 완성하는 공간

F-타입 R 컨버터블의 실내 공간은 완성도 높은 프리미엄 스포츠카의 가치를 선사한다.

재규어 고유의 감성이 돋보이는 대시보드, 그리고 운전석과 조수석을 명확히 구분하는 센터페시아, 깔끔하게 다듬어진 스티어링 휠 등은 무척이나 익숙하고 또 만족스럽다. 전체적인 구성 자체는 그대로 유지된 만큼 낯설거나 적응이 필요한 부분은 따로 보이지 않는다.

대신 새롭게 더해진 디지털 클러스터가 더욱 높은 시인성을 제시하고, F-타입 R 컨버터블의 고급스러움을 연출하는 듯한 흑과 백의 색상의 대비를 비롯해 각종 소재의 연출 및 디테일 등이 더욱 높은 가치와 우수한 만족감을 전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최신의 사양이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라디오, 블루투스 연결 및 차량에 대한 다양한 조절 및 설정이 용이하게 구성되어 있다. 덕분에 시승 내내 차량 기능 사용에 어려움이 없었다.

게다가 고급스러운 공간에 더욱 높은 매력을 제시하는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져 ‘주행 가치’를 더하는 모습이다. 참고로 오픈 에어링 상태에서도 매력적인 사운드를 꾸준히 누릴 수 있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스포츠카인 만큼 시트 및 공간 구성은 무척 우수하다. 도어 패널 및 시트 등에 자리한 정교한 디테일, 그리고 고급스러운 가죽의 매력이 착좌감을 더욱 높인다. 이외에도 레그룸이나 헤드룸 역시 충분히 큰 체격의 탑승자 역시 수용할 수 있으며 톱을 벗겼을 때에는 하늘이라는 최고의 루프를 얻게 된다.

쿠페 사양에서도 적재 공간에 대해 아쉬움이 컸었는데 F-타입 R 컨버터블 역시 아쉬움이 크다. 실제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대체 짐을 어디에 두라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혹 차량을 구매한다면 트렁크 공간에서 스페어 휠, 타이어를 필히 제거해야 한다. 그래야 일상에서의 만족감이 높아질 것이다.

575마력의 포효, F-타입 R 컨버터블

F-타입 R 컨버터블은 재규어 퍼포먼스의 최정점에 위치하는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보닛 아래에는 강렬한 맹수의 심장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575마력, 그리고 71.4kg.m에 이르는 풍부한 토크를 제시하는 V8 5.0L 슈퍼차저 가솔린 엔진은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AWD 시스템과 조율되어 최적의 운동 성능을 구현한다.

이를 통해 F-타입 R 컨버터블은 정지 상태에서 단 3.7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속 300km에 이르는 높은 최고 속도를 확보했다. 참고로 효율성 역시 복합 기준 8.0km/L(도심 6.9km/L 고속 9.9km/L)로 준수하다.

대담한 퍼포먼스, 그리고 쾌적한 드라이빙의 매력

F-타입 R 컨버터블과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고급스러운 시트, 그리고 드라이빙에 집중한 디테일이 ‘F-타입 R 컨버터블’에 대한 만족감을 한층 높인다. 여기에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터져 나오는 풍부한 사운드는 향후 이어질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인다.

강력한 성능을 가진 차량이지만 아이들링 상황에서 느껴지는 박력, 혹은 부담은 크지 않다. 워낙 고급스럽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덕분에 엔진의 소리도 크게 들리지 않고 실내 곳곳을 채우는 각종 디테일 등에 있어서도 워낙 우수한 덕이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아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말 그대로 부드럽고 매끄러운 출력 전개를 확인할 수 있다. 워낙 강력한 성능을 갖춘 만큼 위압감을 줄 것이라 생각되었지만 노멀 모드에서는 ‘평범한 성능의 차량’을 타고 있는 정도의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물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강하게 밟고, 패들 시프트를 당기며 RPM을 한껏 끌어 올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단 3.7초,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찰나의 순간에 가속하는 만큼 눈 앞의 먼 거리를 단 번에 좁히기에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등뒤에서 울려 퍼지는 사운드는 차량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부분이다. 데뷔와 함께 매력적인 사운드를 선사했던 F-타입의 최신 사양인 만큼 주행 내내 사운드의 매력을 즐기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유희’라 할 수 있었다.

8단 자동 변속기는 능숙하다. 575마력의 고성능 스포츠카에 어울리지 않는 변속기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러한 선택이야 말로 F-타입 R 컨버터블의 매력을 높이는 부분이다. 실제 이 선택을 통해 F-타입 R 컨버터블은 일상부터 트랙 주행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적이고 편안한 주행을 보장한다.

여기에 패들 시프트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주행을 조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포츠 변속 모드를 활성화할 때에도 더욱 대담하고 날렵한 움직임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스포츠 변속 상황에서도 대담하고 강렬하지만 ‘부드러움’을 겸하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다.

차량의 움직임은 편안하고 단정하다. 그리고 강렬함을 잊지 않는다. 실제 스티어링 휠의 조향 질감이나 무게, 그리고 그게 따른 대응에 있어서도 무척이나 능숙하고 안정적인 모습이다. 과격하지 않게, 나긋나긋하게 연출되어 일상을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실제 F-타입 R 컨버터블와 시승을 하는 동안 차량의 움직임으로 인해 특별한 ‘스트레스’ 요인을 발견할 수 없었다. 575마력의 성능을 가진 차량이 이렇게 편안하고 상냥하게 느껴지는 건 분명 특별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드라이빙 모드를 바꿔 스포츠 드라이빙을 시작하고, RPM을 한껏 끌어 올리면 그 성격이 곧바로 달라진다.

조금 전까지도 무척이나 상냥하고 다루기 좋았던 성능은 갑자기 폭발적으로 전개된다. 물론 여전히 다루기 쉽지만 ‘분출되는 정도’가 완전히 다른 차량으로 느껴질 정도다. 게다가 사운드 역시 더욱 풍성해 어떤 상황에서도 드라이빙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조향에 대한 반응도 명확하고 날렵할 뿐 아니라 강력한 제동 성능으로 출력을 완전히 조율할 수 있어 운전자로 하여금 ‘차량에 대한 자신감’을 보다 확신할 수 있다. 덕분에 어떤 코너,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운전자에게 보다 강인한 확신을 제시하며 ‘드라이빙의 즐거움’ 그리고 드라이빙의 가치를 한껏 높인다.

덕분에 그렇게 한참을 달리고 나면 F-타입 R 컨버터블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한편 시승을 하며 F-타입 R 컨버터블의 효율성을 확인하기 위해 자유로를 달리며 그 효율성을 확인했다.

총 35분의 시간 동안 평균 87km/h의 속도로 50.4km 거리를 달린 F-타입 R 컨버터블의 트립 컴퓨터에는 7.5L/100km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참고로 이러한 수치는 환산하며 약 13.3km/L로 성능 및 차량 성격에 비해 한층 우수한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점: 편안함부터 대담한 주행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완성형 스포츠카

아쉬운점: 재규어에 대한 시장의 인식

보다 확실한 매력의 스포츠카, ‘F-타입 R 컨버터블’

재규어 F-타입 R 컨버터블은 말 그대로 확실하고 매력적이다.

매력적인 디자인과 브랜드를 대표할 수 있는 고급스러움의 가치, 그리고 공간의 만족감 역시 모두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에 강력한 성능 및 사운드의 즐거움까지 ‘주행 내내’ 높은 가치의 총합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F-타입 R 컨버터블은 그 어떤 차량보다 더 매력적이고, 확실한 차량이다.

촬영협조: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HDC 아이파크몰 용산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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