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가 끝없는 지지율 추락… 기지개 펴는 아베

입력
2021.05.23 15:15
스가 내각 출범 후 최저 지지율 
전월 대비 9%포인트 급락한 31%
정치 활동 재시동 건 아베 재등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감염병과 올림픽’ 악재를 좀처럼 극복하지 못하고 또 최저 지지율을 찍었다. 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스가 총리의 추락과 대조적으로 정치활동에 본격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킹메이커’를 넘어 총리 후보로 재등판할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2일 사회조사연구센터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 지지율이 지난달 18일 조사와 비교해 9%포인트 급락한 31%로 나타났다고 23일 보도했다. 30%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8%포인트 상승해 59%로 집계됐다. 잦아들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도쿄올림픽ㆍ패럴림픽 개최 방침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비판 여론이 지지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신문은 분석했다.

정부 주요정책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상당했다. 응답자 3명 중 2명(63%)가량은 7월 23일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ㆍ패럴림픽을 ‘취소(40%)’하거나 ‘재연기(23%)’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쿄올림픽 개최와 코로나19 대책이 양립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71%는 “양립은 불가하고 코로나19 대책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스가 내각이 “코로나19 대응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 역시 69%에 달했고, 긍정 답변은 13%에 그쳤다.

위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스가와 달리 아베 전 총리는 최근 대외활동에 한층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전날 ‘반도체산업 부흥’을 목표로 집권 자민당 의원들이 출범시킨 행사에는 그를 비롯, 2차 아베 내각 핵심 인사들이 대거 모여 세를 과시했다. 자민당 한 간부는 “향후 파벌 복귀를 겨냥해 최대 계파의 힘을 보여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아베가 얼마 전 한 방송에서 스가 연임을 지지한다고 했으나, 속내는 다르다는 것이다. 자민당 내 최대 계파인 호소다(細田)파 출신인 아베는 이미 올해 9월 실시가 점쳐지는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아사히신문도 전날 호소다파 안에서 아베의 총리 재등극을 기대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두 차례 중도 사임한 전력 탓에 거부감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 막후 실권자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신문은 “호소다파에서 우선 당 2인자인 간사장 자리부터 꿰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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