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사망 1년 지났지만… 흑인 68% "경찰 대우 더 나빠졌다"

입력
2021.05.23 09:40
美 악시오스 등 여론조사 결과

지난해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 목이 짓눌려 숨진 지 1년이 지났지만 미국 내 흑인들은 경찰관들의 대응이 오히려 악화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미국 전역에서 꾸준히 인종 차별 항의 시위가 이어졌고, 플로이드를 죽음으로 몰고 간 백인 경찰도 법원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피부로 체감하는 변화는 없다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미 전역 성인 1,8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흑인에 대한 경찰의 처우 변화를 묻는 질문에 흑인 응답자 68%는 1년간 “더 나빠졌다”고 답했다. 개선됐다는 답변은 6%에 불과했다. 히스패닉(42%)과 아시아계(37%)마저 흑인을 대하는 경찰의 태도가 더 나빠졌다는 데 동의했다. 백인 응답자 가운데서는 25%만이 동의했다. 흑인 응답자의 72%는 또 1년 동안 흑인ㆍ유색인종 청소년에 대한 경찰의 총격 사건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경찰과 법 집행’을 바라보는 시선은 대체로 긍정적이었지만, 흑인층은 정반대였다. 흑인 응답자의 57%는 경찰과 법 집행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다”고 답한 반면,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40%에 그쳤다. 백인(75%)과 히스패닉(64%), 아시아계(65%) 등 다른 인종에서 긍정 비율이 절반을 넘은 것과 대조적이다.

또 유색 인종 상당수는 긴급상황에서 경찰에 전화하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의 55%, 히스패닉의 40%는 경찰이나 911에 전화하는 것이 종종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플로이드 사망 1주년을 앞두고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됐다. 지난해 5월 25일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에서 플로이드가 위조지폐범으로 오인돼 체포되는 과정에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이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9분 29초간 짓눌렀다.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고 절규하다 목숨을 잃었다. 관련 영상이 공개되면서 경찰의 과잉 진압에 비난이 쏟아졌다.

허경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