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트위터로 통하는 웨이보가 방탄소년단 등 일부 K팝 아이돌그룹 팬 계정 활동을 21일부터 향후 30일 동안 금지한다. 건전하지 않게 아이돌을 응원했다는 게 제재 이유다. 일부 중국 팬들의 지지에 제동이 걸렸지만, 방탄소년단은 신곡 '버터'로 101개국 차트 정상을 휩쓸었다.
웨이보는 계정 10개에서 '불건전하게 아이돌을 응원'한 게시물을 삭제하고 30일간 글을 올 수 없다고 전날 공지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막힌 계정 중 최소 7개는 팔로워 숫자가 121만여명인 '방탄소년단바' 등 방탄소년단 팬 계정이다. 계정 차단 하루 전인 지난 20일 방탄소년단바에 마지막으로 올라온 게시물은 방탄소년단의 공연 영상과 활동에 대한 공지와 인기투표 링크였다.
웨이보는 "건전한 아이돌 팬클럽 환경을 만들기 위한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의 지시에 부응하기 위해 금지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CAC는 이달 초부터 연예 산업 혼란을 야기하는 팬클럽의 '비이성적인 행동'을 근절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현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습생에 투표하기 위해 시청자들이 우유를 산 뒤 그 뚜껑에 있는 QR코드만 쓰고, 나머지 우유는 하수구에 버리는 행위가 잇따르고, 논란이 되면서 시작됐다. 현지에선 팬들끼리 돈을 모아 좋아하는 스타의 생일 축하 광고를 내는 것도 불건전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보가 막은 팬 계정엔 그룹 엑소의 팬 계정 2개도 포함돼 있다. 이로 인해 CAC의 캠페인 의도와 별개로 점점 커지는 K팝 현지 팬덤 활동을 한한령 일환으로 길들이기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에선 장애물이 많지만, 방탄소년단은 '버터'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버터'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호주 등 101개 국가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멜론 등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이날 석권했다.
뮤직비디오 반응도 뜨겁다.
전날 공개 13분 만에 1,000만 조회수를 돌파한 '버터' 뮤직비디오는 이날 오전 9시 56분께 1억 조회수를 넘어섰다. 유튜브는 SNS로 "'버터' 뮤직비디오는 공개 시 최대 동시 접속자 수 390만 명을 넘겼다"며 "역대 최다 유튜브 프리미어 뮤직비디오 시청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발표한 '다이너마이트'가 세운 최대 동시 접속자 수 300만 명을 넘어선 기록이다.
미국 빌보드 정상을 차지한 '다이너마이트' 이후 방탄소년단의 팬덤 규모가 더 커진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뉴욕 중심가인 타임스스퀘어 광고판엔 '버터' 광고가 걸렸다. 빅히트뮤직이 아닌 아마존뮤직이 청취자를 위해 직접 한 광고다.
'버터'는 '다이너마이트'처럼 흥겨운 복고풍 댄스곡이다. 버터처럼 부드럽게 녹아들어 너를 사로잡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달콤한 곡 분위기에 맞춰 방탄소년단은 뮤직비디오에서 악동처럼 손 키스를 날리고, 머리를 쓸어올리며 능청스럽게 춤을 춘다. 전작 '비'에 실린 '라이프 고스 온'에서 코로나19 시대에 희망을 진지하게 노래했다면, 이번 곡에선 웃음을 주며 팬데믹의 우울함을 잊게 만든다.
방탄소년단은 '버터' 무대를 23일(현지시각) '2021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이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은 '톱 듀오/그룹' 부문 등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미국 음악지 롤링스톤은 이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이 온라인 인기상인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5년 연속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