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을 미끼로 남성을 유인해 폭행, 협박하고 알몸 영상을 찍어 돈을 갈취한 10대 5명이 법원의 선처를 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 윤경아)는 강도상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A(18)군 등 5명을 서울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했다. 가정법원 소년부는 형사처벌 대신 소년원에 송치하거나 보호자에게 위탁하는 처분을 내리게 된다.
검찰 등에 따르면 A군 등 5명은 지난해 11월 채팅 어플리케이션(앱)에 '조건만남'을 하자는 글을 올렸다. 이들은 이를 보고 연락한 남성 B씨를 서울의 한 모텔로 부른 뒤 "미성년자 성매매 사실을 경찰에 알리겠다"며 폭행했다. 이들은 B씨에게 옷을 벗도록 강요해 알몸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빌미로 현금 약 560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B씨를 차에 감금하고 렌터카 대여 계약서를 작성하게 해 차량 2대를 빌려 무면허 운전을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공소 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지만 반성의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돈을 쉽게 마련하려는 목적으로 피해자를 유인해 상해를 가하는 등 죄가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아직 판단 능력이 미성숙하고 불완전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등 개선과 교화 가능성이 있어 형사처벌보다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