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빼고도 1분기 상장사 실적 날았다... 작년 比 영업익 175% 증가

입력
2021.05.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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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제외한 순이익도  '627%' 증가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 감안해도
국내 상장사들 실질적 개선세 뚜렷해"

올해 1분기 국내 상장사들의 영업실적이 코로나19 경제위기가 닥친 1년 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기업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던 기저효과가 작용했지만, 전세계적으로 뚜렷한 경기 회복세가 진행되면서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거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에 상장한 12월 결산법인 593개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1.73% 증가한 44조3,9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361.04% 증가한 49조1,074억 원에 달했다.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08% 늘어난 538조3,459억 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하더라도 실적 회복세는 뚜렷했다. 특히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삼성전자를 빼면 더욱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5조1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5.44% 늘었고, 순이익은 41조9,657억 원을 기록해 627.76%나 급증했다.

코스닥 상장사 실적 역시 크게 개선됐다. 코스닥 12월 결산법인 1,011개사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53조2,6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4%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3조5,665억 원, 3조5,884억 원으로 98.25%, 238.84% 증가했다.

업종별 실적을 봐도, 매출액과 순이익이 줄어든 업종보다 늘어난 업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금융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25%, 95.01%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증권사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조4,554억 원·1조8,3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61.43%·467.06%나 급증했다. 그 결과, 연결재무제표 기준 분석대상 593사 중 순이익 흑자기업은 491개사(82.80%)로 전년 동기 대비 80개사(19.46%)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인 '기저효과'에다 올해부터 백신접종이 확대되면서 세계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기업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각국의 지속적인 경기 부양책으로 소비도 늘어 올해 내내 기업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기저효과 영향도 있겠지만, 실적 개선의 질 역시 우수하다"며 "올해 내내 상장사들의 실적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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