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첫 공식 일정은 '알링턴 국립묘지' 헌화였다. 한국전쟁 전사자들이 안장돼 있는 이곳은 '미국의 가장 신성한 성지’라고 불린다. 문 대통령은 3박 5일의 방미 기간에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일정을 여럿 소화한다. '동맹 복원'을 기치로 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폭을 맞추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시간으로 19일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20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았다. 한국전쟁과 1ㆍ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미국 무명 용사들이 안치돼 있는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했다. 이들의 희생을 기리며 기념패도 기증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운 미군들에 경의를 표한다"며 "피로 맺어지고 오랜 세월에 걸쳐 다져진 한미동맹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더욱 강력하고 포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정상은 상대국 방문 때 강력한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장소를 찾곤 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찾았던 2017년 6월 버지니아주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았다. 도널드 전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해 방한에서 첫 일정으로 경기 평택의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방문을 택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한미동맹에 보다 강력한 방점을 찍는다. 바이든 정부가 '동맹 복원'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맞닿아 있다. 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한다. 한국전쟁 기념공원에 설치되는 추모의 벽에는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 3만6,574명과 한국군 카투사 전사자 7,000여 명의 이름이 새겨진다.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전쟁 영웅인 랠프 퍼켓 주니어 퇴역 대령에게 미군 최고 영예인 명예훈장을 수여하는데,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도 함께한다. 외국 정상이 훈장 수여식에 참석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워싱턴=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