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실종 당일 한 남성이 한강에 입수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제보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18일 경찰 관계자는 "(손씨 실종 당일인)지난달 25일 오전 4시 40분쯤 실종 현장 인근에서 낚시하던 일행으로부터 한강으로 걸어 들어가 입수하는 남성을 봤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손씨 실종과 관련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손씨 실종 당일 한강공원을 출입한 차량 154대를 확인하던 중 이들의 존재를 파악했다.
경찰에 따르면 제보자는 모두 7명으로, 이들은 손씨 실종 전날 오후 10시쯤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함께 낚시를 했다. 이들 중 5명은 해당 남성을 목격했고, 2명은 소리만 들었다고 진술했다. 목격자 진술을 종합하면 남성은 강 안쪽으로 걸어가다가 어느 지점에서 수영하는 듯한 자세로 입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제보자들은 이 과정에서 물이 첨벙거리는 소리, '아' '어'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며 "목격자 5명은 남성이 (물 밖으로) 나오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제보자들은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해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12~13일 제보자 7명 전원을 조사했고, 18일 오전에는 잠수부를 대동해 실종 당시 상황을 가정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 당일 기온은 13도였으며, 현장 조사는 당일 날씨와 비슷한 환경에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현장 조사 결과 남성의 입수 지점은 실종 당일 손씨 친구 A씨가 혼자 잠들어 있다가 발견된 지점에서 10m 거리다.
경찰은 입수자 신원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만큼 추가 목격자 확보 및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해당 남성이 손씨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공원 나들목(일명 '토끼굴')에 설치돼 한강 쪽을 비추는 CCTV 녹화 영상을 분석, 손씨 실종 추정 시간대에 입수 지점 부근을 지나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또 남성의 입수 경로에 따라 강바닥 진흙을 채취, 손씨 양말에 묻은 토양 성분과의 비교 분석을 의뢰했다.
해당 제보에 등장하는 남성이 손씨가 맞다면, 손씨의 실종 및 사망 경위를 둘러싼 의문이 상당 부분 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경찰이 밝힌 수사 내용에 따르면 손씨와 친구 A씨는 실종 당일 오전 3시 38분까지 함께 있는 모습이 목격됐고, 이로부터 49분이 지난 오전 4시 27분엔 A씨 혼자 강 기슭과 가까운 경사면에서 잠들어 있다가 다른 시민에게 발견됐다. 이후 A씨는 오전 4시 33분 나들목을 통해 공원을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귀가했고, 오전 5시 13분쯤 가족과 함께 손씨를 찾으러 공원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과도한 억측을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수사 초기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사실인 양 퍼져, 수사에 불필요한 혼선이 발생하거나 수사력이 분산되는 어려움이 있다"며 "경찰은 손씨의 사망 전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경찰 수사를 믿고 결과를 지켜봐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