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공습에 희생되는 아이들... 사라진 엄마, 아빠, 형제들

입력
2021.05.17 21:00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 8일째
강대강 대치 속 어린이 등 민간인 피해 속출





6세 어린 소녀 수지 에쉬쿤타나는 16일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갖혀 있다 7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수지는 먼지를 뒤집어쓴 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천만 다행으로 먼저 구조된 아버지와 눈물의 재회를 했지만, 어머니와 4명의 형제자매는 모두 숨진 다음이었다.

이슬람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이드 알 피트르(Eid Al-Fitr)' 축제를 맞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흥겨움 대신 공습을 경고하는 사이렌이 밤낮없이 울리고 있다. 하늘엔 불길이 치솟고, 거리엔 폭격으로 부서진 파편들이 나뒹군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충돌이 격화하면서 2014년 이-팔 무력 충돌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 여성과 어린이 등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이 두드러진다.

15일에는 가자지구 한 난민촌에서 이드 알 피트르를 즐기기 위해 모인 가족과 친척 10명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건물이 붕괴되면서 목숨을 잃었다. 이 중 8명은 어린이였다. 유일한 생존자는 생후 5개월 된 아기뿐이었다.

일주일 이상 이어진 이-팔 무력충돌로 어린이 50여 명을 포함해 190여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1,200여 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에서도 어린이 2명 등 10명이 숨졌고 2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16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충돌 중단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첫 화상 공개회의를 소집했지만 양측은 서로를 비난할 뿐이었고,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잡히지 않았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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