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이 대형산불 위기를 넘겼다. 4월 들어 강수량이 다소 늘어난 데다, 최근 기압계 변화로 소형 태풍급 양간지풍(襄杆之風·봄철 강원 영동지역에 부는 국지적 강풍)이 불 가능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16일 강원도 동해안 산불방지센터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이후 영동지역6개 시군에서 9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 불로 축구장 16개 면적과 맞먹는 산림 11.22㏊가 피해를 입었다. 산불발생은 지난해보다 1건 늘었으나 피해면적은 124.91㏊에 달했던 1년 전에 비해 비해 무려 91% 감소했다.
김동기 동해안산불방지센터 소장은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한 것은 물론 산림청 핫라인과 국방부와 국립공원공단 등 12개 기관과 협업 체계를 가동, 신속한 조치가 가능했기 때문에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2월 19일 양양군 양양읍 사천리 산불의 경우 헬기를 띄울 수 없는 야간에 발생했으나, 산림당국의 빠른 방어선 구축으로 민가를 보호했다. 양양군은 당시 바람이 초속 15m로 거세지자 주민 84명을 긴급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막았다. 현장에 투입된 산림청 특수진화대 등은 6시간 동안 불과의 사투를 벌여 해가 뜨기 전 진화를 마무리했다.
이튿날 정선군 여량면 노추산에서 일어난 산불은 다행스럽게 불길이 민가와 반대인 정상부로 번져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여기에 건조특보가 내려져 위험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달 3~4일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에 70㎜가 넘는 비가 내린 것도 대형 산불위험이 감소한 원인이 됐다.
김 소장은 "앞으로도 동해안 산불상황실을 지속 운영하면서 크고 작은 상황 시 빠르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동해안 산불방지센터는 이날 산불조심 기간 운영을 마치고 상황관리체계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