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을 맞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도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적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내린 마스크 착용 규제 완화 결정의 핵심 근거가 됐다고 CNN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백신 접종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바이러스 부하’(viral load)가 훨씬 적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CDC의 이번 마스크 규제 완화 결정을 견인했다. 바이러스 부하는 간단히 말해 감염자 혈액 속에 있는 바이러스 양을 가리키는데 혈액 1㎖당 바이러스 개체 수로 표현되고 통상 수치가 높을수록 전염성이 강하다는 뜻이다. 앞서 13일 CDC는 백신 접종을 마쳤다면 대부분의 실내외 환경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내용으로 방역 지침을 개정한 바 있다.
CDC가 ‘질병 발병ㆍ사망률 주간 보고서’(MMWR)에 실은 연구 결과를 보면 백신은 접종자의 양성 판정 가능성을 줄인다. 3월 결과가 발표된 한 연구는 의료 종사자 약 4,000명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살폈는데,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두 번 다 맞아 접종을 완료한 사람의 경우 양성 판정이 나올 가능성이 90% 낮았고, 한 번만 맞은 사람도 그 가능성이 80% 낮았다. 1,800여명의 의료 종사자를 상대로 수행된 최근 연구에서도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1회 접종은 유(有)증상 코로나19에 대해 82% 효과가 있고, 2회 접종은 94%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CNN은 “최소 3개 연구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의 경우 코로나19로 양성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작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이는 그들이 증상이 있건 없건 몸속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없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체내 바이러스 개체 수가 적을 경우 당연히 옮겨갈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도 적을 수밖에 없다. 피터 호테즈 베일러의과대학 국립열대의학대학원 원장은 이스라엘의 데이터를 인용해 “무증상 ‘돌파 감염’(백신을 맞았는데도 감염되는 것)은 매우 드물지만 설령 돌파 감염이 일어난 경우에도 바이러스 부하 및 유출이 극적으로 줄었다”며 “백신이 정말로 전염을 방해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CNN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만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닌다면 이론적으로 바이러스가 퍼질 위험성은 거의 없다”면서도 “CDC의 지침 개정 뒤 제기되는 가장 큰 불만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이를 어떻게 단속하느냐는 것”이라고 짚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를 개인의 양심과 자율에 맡기는 자율 시행 방식으로 하겠다고 13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