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없는 42분 행적… '한강 대학생 사건' 실체 규명 앞 난제들

입력
2021.05.15 20:14
전문가 "시민 제보 절대적 필요"

지난달 30일 서울 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 사건과 관련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난제가 적지 않다. 손씨가 실종된 마지막 42분간의 행적 확인이 여의치 않은데다 ‘스모킹건’(명백한 증거)으로 꼽혔던 손씨 친구 A씨의 휴대폰 수색작업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경찰, 실종 직전 마지막 동선 파악 총력

15일 경찰은 전날 “손씨의 사인이 익사로 판단된다”는 국립수사과학연구원의 부검결과를 전달 받고 본격적으로 손씨의 마지막 동선 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이 주목하는 시간대는 지난달 25일 새벽 3시38분쯤부터 4시20분쯤까지 42분간의 손씨 동선이다. 손씨가 한강공원 돗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이후부터 A씨가 한강에 인접한 잔디 끝 경사면에 혼자 누워 있는 게 목격된 사이의 시간이다.

경찰은 이 시간에 두 사람이 분리된 경위, 이후 행적 등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손씨가 물속으로 들어가기 전 동선이라는 점에서 사건실체를 가릴 핵심 단서로 보고 있다. A씨는 하지만 이 상황에 대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경찰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말인 이날도 한강공원 인근 폐쇄회로(CC)TV 54대와 154대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당시 상황이 담긴 CCTV나 손씨를 본 목격자 등이 나오지 않아 실체 규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범죄 연관성을 두고 갖가지 억측이 제기되는 있는데 결국 사건의 실체를 해소하기 위해선 손씨의 마지막 행적에 대한 규명”이라며 “하지만 CCTV 영상도 없고, 더구나 손씨가 실종된 지점은 차량이 드나들 수 없는 지역이라 차량 블랙박스를 통한 단서 확보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부분이 수사의 난제"라며 "결국 당시 행인들의 제보가 사건을 풀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씨 친구 휴대폰 수색작업 난항

친구 A씨 휴대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수사의 장애물이다. 손씨 사망 원인 규명을 지원하겠다며 서울 한강공원을 수색해온 민간 자원봉사팀 아톰이 이날 A씨의 휴대폰 수색작업 종료를 밝혔다. “A씨가 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의 수중과 지상에 아이폰8을 버리지(분실) 않았다고 결론 내리게 됐다”는 게 수색중단 이유다.

경찰과 해군도 그간 지상과 수중을 교착 수색해왔지만 이날 오후까지 A씨의 휴대폰을 찾지 못했다. 물적 증거 확보가 쉽지 않아 수사가 자칫 친구 진술에 의존할수 밖에 없는 상황을 전개될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성배 변호사는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정민씨 사망 사건에서 더 중요한 것은 손 씨의 휴대폰이 아닌 친구 A씨의 휴대폰”이라며 “휴대폰이 바뀐 경위 등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당시 A씨가 술에 취한 상태여서 진술 확보에 상당한 난점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휴대폰이 실종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주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휴대폰 수색을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일 시간대 한강에 있었던 차량 등을 탐문 조사를 하던 중 가치 있는 제보가 있어 분석중이며, 추가 목격자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