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끌어안기'효과? …5·18추모제에 국민의힘 의원 첫 초청

입력
2021.05.15 14:24

5·18 광주 민주화운동 41주기를 앞두고 오는 17일 열리는 추모제에 정운천·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초청받았다. 야당 의원들이 5·18 민주유공자유족회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의 '호남 구애'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성일종 의원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5·18 민중항쟁 41주년 추모제에 참석한다"며 "보수 정당 소속이 5·18 단체 초청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인 성 의원은 5·18 유공자의 형제·자매도 유족회 회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5·18 민주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달 27일 국회 정무위를 통과하는데 힘을 보탰다.

추모제에는 정운천 의원도 초청받았다. 20대 국회에서 전북 전주을 지역구에서 당선됐던 정 의원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으며 '호남동행 의원단'을 발족하는 등 야당의 친(親)호남 행보를 이끌었다. 정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의 '무릎 사과' 이후 5·18 단체와 간담회를 17차례나 진행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호남 구애'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총선 패배 후 잇달아 광주를 찾는 등 호남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임기 중 세 차례나 광주를 찾아 5·18 묘역 앞에 무릎을 꿇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취임 후 첫 외부 행보로 광주를 찾아 "친(親)호남을 떠나서 핵(核)호남이 돼야 한다"며 친호남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호남 민심을 끌어안으며 취약 지역과 계층의 지지를 고루 얻는 전국정당으로서의 위상을 되살리는 행보에 나서겠다는 의미에서다. 대선을 앞두고 '도로 영남당'이미지로는 국민의힘 지지율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10일에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도 광주를 찾아 '호남 끌어안기' 행보에 나섰다. 김미애 김형동 조수진 의원 등 국민의힘 초선 9명과 김재섭 비상대책위원,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은 광주를 찾아 "전두환 신군부에 맞선 5월 광주의 희생은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은 또 여순사건 특별법 통과 등 호남 지역 현안과 관련된 법안 처리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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