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의 강경 진압 명령을 거부했다가 고문을 당한 고(故) 이준규 전 전남 목포경찰서장이 한 계급 특진돼 현충원으로 이장됐다.
경찰청은 지난 11일 이 전 서장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하고, 경무관으로 특진임용행사를 개최했다. 안장식에는 고인의 유족과 경찰청 고위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에 앞서 경찰청은 지난달 심사위원회를 열어 이 전 서장의 최종 계급을 총경에서 경무관으로 특진 추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특진 추서와 현충원 안장으로 그의 명예 회복이 결실을 봤다”며 “국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그의 올바르고 용감한 선택이 후배 경찰관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서장은 1980년 5월 신군부에 저항하는 시위대 120여 명이 총기와 각목 등을 들고 경찰서에 들어왔을 때 무력 대응하지 않고 병력을 철수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경찰서 내에서 시민들에게 발포하지 말라고 구내방송을 하고 무기를 반환하도록 시민 세력을 설득해 충돌을 피했다. 신군부는 강경 진압 지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이 서장을 직위 해제하고 보안사령부로 끌고 가 3개월간 구금·고문한 뒤 군사재판에 회부했다. 군사재판에서 이 서장은 징역 1년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고문으로 건강이 악화한 그는 5년간 투병하다가 1985년 11월 암으로 사망, 천안공원묘원에 안장됐다.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2019년 10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국가보훈처는 최근 그의 순직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