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라쿠텐 CEO "도쿄올림픽 개최, 자살임무 수행과 같다"

입력
2021.05.15 10:18
CNN과의 인터뷰서 강도 높은 정부 비판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7월 예정된 도쿄올림픽 개최를 '자살 임무'와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하면 대형 국제행사 개최를 강행해선 안 된다는 이유다.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CEO는 13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여론과 기업인의 반대에도 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는 이유를 묻자 "잘 모르겠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자살임무'라고 생각한다. 멈춰야 한다"고 답했다. 그간 도쿄올림픽 취소를 위해 정부를 설득하려 노력해왔다고도 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감염병 대처를 "10점 만점에 2점"이라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백신 접종도 매우 늦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전 세계인이 모이는 국제 올림픽 개최는 너무 위험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올림픽 취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당장 모든 것이 가능하다"면서 "경기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올림픽 개최 예정일은 7월 23일이다.

일본 내에서는 갈수록 도쿄 올림픽 취소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공개적으로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 의견을 낸 기업인도 미키타니만이 아니다. 같은 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일본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올림픽 열리는 것이 매우 두렵다"면서 "선수 파견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개최를 강행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결국 긴급사태 발령 지역을 또 확대했다. 14일 오후 늦게 홋카이도와 히로시마, 오카야마 등 3개 광역지방자치단체(都道府縣·도도부현)에 긴급사태를 추가 발령하기로 했다. 이로써 도쿄와 오사카 등 6개 광역지자체를 포함해 긴급사태 발령 지역은 9곳으로 늘었다. 이날 오전에는 긴급사태 전 단계인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도 군마, 이시카와, 구마모토, 히로시마, 오카야마 등 5개 광역지자체에 추가 적용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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