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환자에서 항체 치료 반응을 매개하고 예측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다발성 골수종 치료에 쓰이는 항체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번 연구로 다발성 골수종 환자의 항체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게 됐다.
세브란스병원 김진석ㆍ조현수 혈액내과 교수, 김경환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은 신의철 KIAST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함께 다발성 골수종 환자에게서 항체 치료 반응을 매개 및 예측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임상 암 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IF 10.107))’ 최신호에 실렸다.
다발성 골수종은 혈액을 만들어내는 골수 내에서 항체를 생산하는 형질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암이다. 골수에서 우리 몸의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항체를 생산하는 형질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ㆍ증식하면서 암이 생긴다.
다발성 골수종은 단백 분해 효소 억제제와 면역 조절제를 기반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약 효과가 제대로 없을 때가 많아 완치가 어렵고, 최근 개발된 항체 치료제도 잘 반응하지 않는 원인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발성 골수종은 쉽게 재발하므로 초기 치료 단계에서 치료 효과를 최대한 높여 이를 장기간 유지해 재발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먼저 다발성 골수종 암세포를 직접 파괴할 수 있는 면역세포인 자연살해세포(NK세포)의 다양성을 밝히기 위해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은 환자의 골수 검체(샘플)를 이용해 단세포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다발성 골수종 환자의 골수 내에 적응 면역 특성을 갖는 기억ㆍ유사 NK세포, 말단 분화 NK세포, 미성숙 NK세포, 열 충격 단백 관련 NK세포 등 다양한 NK세포가 존재하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또한 다발성 골수종을 진단받은 환자 157명을 대상으로 기존에 알려졌던 고식적인 NK세포와 면역 기억 특성을 갖는 기억ㆍ유사 NK세포의 면역 표현형을 분석하고 그 존재 비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다발성 골수종 환자에서 기억ㆍ유사 NK세포가 기존 알려졌던 고식적인 NK세포와 다른 특이적인 면역 표현형적 특성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억ㆍ유사 NK세포가 항체를 매개로 한 사이토카인 방출 능력과 암세포에 대한 세포 독성이 고식적인 NK세포보다 월등히 우월했다. 또한 기억ㆍ유사 NK세포의 존재 비율이 높은 환자일수록 항체를 매개로 한 NK세포의 세포 독성이 우수했다.
김진석 교수는 “이번 연구로 다발골수종에서 기억ㆍ유사 NK세포가 항체 치료제의 효과를 매개하고 예측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며 “앞으로 혈액암에서 항체를 활용한 면역세포 치료에 있어 기억ㆍ유사 NK세포를 활용한 기술 개발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