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은 14일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출금) 수사 외압'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의 공소장 내용이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대검은 이날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언론에 보도된 공소장 유출 사안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는 대검 감찰1과와 감찰3과, 정보통신과가 협업해 진행할 예정이다. 진상조사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지시에 따른 조치다. 박 장관은 이날 조 총장대행에게 "이 지검장에 대한 직권남용 등 사건의 공소장 범죄사실 전체가 당사자 측에 송달도 되기 전에 그대로 불법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진상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금 사건 전반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형사3부장)은 12일 이 지검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지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2019년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려던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지검장 공소장이 법원에 접수된 지 하루 만인 13일 언론을 통해 구체적 공소사실이 공개됐고 공소장에 적힌 범죄사실이 사진 파일 형태로 유출됐다. 2019년 12월 시행된 법무부 훈령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은 법원에서 정식 공판 절차가 시작되기 전까진 원칙적으로 공소장 공개를 제한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공소장 내용 중에는 '이규원 검사에 대한 수사 중단' 청탁과 관련해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연루된 대목도 나온다.
박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도 “(피의사실 유출 사례를) 차곡차곡 쌓아 놓고 있다”며 공소장 내용 유출 경위를 파악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 장관은 지난달에도 서울중앙지검의 이른바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등 김학의 전 차관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에 유감을 표했으며, 현재 대검 지시로 수원지검과 서울중앙지검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