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보상법 소급 적용에 정부 전향적으로 나서야

입력
2021.05.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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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지원하는 소상공인 손실보상 법제화를 놓고 국회와 정부가 맞서고 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정부의 방역 지침을 1년 이상 준수하느라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한 소상공인들은 지금 빚을 내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자영업자 52개 업종 가운데 55.8%인 29개 업종에서 매출액이 전년보다 감소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이 관련 입법을 논의하겠다고 공언한 지 4개월 가깝도록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고 있지 못하는 점은 개탄스러운 일이다.

이는 소급 적용 여부를 놓고 정부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탓이 크다. 12일 열린 국회 산자중기위에서 이미 소급 적용을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과 정의당에 이어 더불어민주당까지 공개 지지하며 뜻을 모았으나 소관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 측은 “일부 소상공인들은 보상액을 차감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 혼란이 초래되고 재정과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소급 적용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입장이 정리되나 싶더니 정부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재정 여력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정부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코로나19가 미증유의 재난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대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와 부동산 거래량 증가 등으로 올해 1분기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조 원이나 더 걷힌 상황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극복을 위해 세계 각국은 여러 가지 유동성 확대 조치를 취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재정지출 확대 등 예산수반 조치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3.4%로 선진국(12.7%)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을 놓고 재정 여력만 깐깐히 따지는 일은 설득력이 없다. 보상대상과 보상기준을 놓고도 국회와 정부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하루빨리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의 전향적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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