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 안전하게 간직하고 싶지만, '굳이'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지는 않은 그것. 항상 그 자리에 있어 주기를 바라지만 ‘딱히' 자주 들여다보고 싶지는 않은 그것. 그래도 절대로 사라지지만은 않으면 좋겠는 그것.
‘아무튼, 싸이월드’의 저자가 말하는 ‘그것’은 ‘나의 이십대, 나의 청춘’이다. 싸이월드가 사라진다고 했을 때 젊은 날의 추억을 몽땅 잃어버리는 것 같아 두려움에 떨면서도, 정작 시간과 노력을 들여 백업은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고개가 끄덕여 지는 대목일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미니홈피에 오글거리는 내용의 일기를 쓰고, 도토리로 배경음악을 구매했던 경험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땐 그랬지’ 하며 피식 웃게 된다. 저자는 “싸이월드란 말을 들으면 아직도 마음 한편이 아련한 것,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이 회사가 망하는 것만은 덤덤하게 지켜볼 수 없는 것, 그것은 싸이월드에 보관된 170억 장의 ‘사랑보다 아름다운 어떤 추억’이 여전히 우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싸이월드 부활 소식에 반색한 사람이라면, 추억을 떠올리며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특히나 1980년대생, 지방에서 상경한 대학생 시절을 지나 온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