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 보건소에 근무하는 박정혜 주무관은 지난 3월 임신 상태로 국내에 입국한 캄보디아 출신 A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 출산이 임박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국내에 병원 진단 기록이 없는데다 자가격리자란 이유로 산부인과병원에서 받아주질 않았다. 다른 산모와 신생아, 의료진 감염 위험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A씨의 사정을 알게 된 박 주무관은 119구급대원과 연결해 이송하도록 하면서, 병원에 일일이 연락하고 설득했다. 다행히 한 병원이 음압병실을 준비해 줘 A씨는 무사히 딸을 출산할 수 있었다.
행정안전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힘쓴 이달의 ‘우리동네 영웅’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박씨를 포함해 모두 9명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박씨와 함께 경남도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인물은 산청지역자활센터 노준석씨와 창원시의 박광덕씨다. 노씨는 코로나19로 경로당과 지역복지관이 문을 닫아 끼니 해결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매주 반찬을 배달하고, 저소득층 가정을 일일이 찾아가 청소와 방역을 도왔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박씨는 태권도복 대신 방역복을 입고 관내 104개 다중이용시설 방역에 앞장섰다.
부산시의 주인공은 동구 자원봉사센터 소속 정정국씨와 한국자유총연맹 부산 동구지회 송규진씨, 사하구 부산시새마을부녀회 김남희씨다. 정씨는 외출이 어려운 관내 취약계층에게 월 2회 이상 반찬 배달과 말벗을 해주고, 200차례 이상 방역활동을 했다. 송씨는 사비 2,500만 원을 들여 저소득층 자녀에게 장학금과 방역물품을 전달했다. 김씨는 회원 34명을 인솔해 코로나19로 인력난을 겪는 농가를 돕고, 필터 교체용 면 마스크 500장을 제작·배포했다.
울산에선 '워킹스루' 진료소 설치·운영에 힘써 현대중공업 직원 2만명 전수검사를 신속하게 마무리 한 동구보건소 직원 황향숙씨가 선정됐다. 주민자율방역단으로 활동하며 다중이용시설 방역과 소외계층 마스크 제작 지원에 나선 이순옥씨, 코로나19로 어려운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매주 방역활동과 캠페인을 전개한 최병국씨도 '우리동네 영웅'으로 꼽혔다.
박성호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우리동네 영웅의 선행이 확산돼 대한민국 지역공동체가 연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