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최대 증가폭에도… 30대·자영업자 고용시장 여전히 '냉골'

입력
2021.05.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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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업자 65만 명 증가, 고용률 1.0%p↑
제조업·음식점업 14개월 만에 증가 전환
정부 "고용 회복 흐름도 더 뚜렷해지는 모습"
30대 취업자 수는 감소... 자영업자도 여전히 어려워

지난달 취업자가 65만 명 넘게 늘어나며 약 7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취업자가 50만 명 가까이 줄었던 기저효과에 수출·제조업 회복,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이 더해진 결과다. 하지만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30, 40대는 회복세가 더뎠고, 자영업자는 취업자 감소세가 계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4월 취업자 64.2만 명 증가... 정부 "고용 회복 뚜렷"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21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만2,000명 늘었다. 이는 2014년 8월(+67만 명) 이후 6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2개월 연속 감소한 뒤 올해 3월부터 플러스(+)로 전환됐는데, 증가폭을 더 키운 것이다.

고용 회복의 가장 큰 원인은 기저효과다. 지난해 4월 취업자는 47만6,000명 감소하며 1999년 2월 이후 2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한 바 있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도 영향을 미쳤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국내 생산과 소비 확대, 수출 호조 등 경기회복과 완화된 거리두기가 유지돼 취업자가 2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취업자가 9,000명 늘어나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음식·숙박업 일자리도 6만1,000개 증가했으며 정부 일자리 사업이 많은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22만4,000명)에서도 증가 폭이 컸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던 정부도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수출·내수 회복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고용 회복도 더 뚜렷해지는 모습"이라며 "고용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될 때 '완전한 경제회복'을 이룰 수 있는 만큼 일자리 창출과 고용시장 안정에 정책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썼다.


30, 40대 회복 속도 더뎌... 자영업자는 또 감소

하지만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30, 40대 고용 사정은 여전히 어려웠다. 지난달 30, 40대 취업자는 각각 9만8,000명, 1만2,000명 줄었다. 30대는 "그냥 쉬었다"고 응답한 인구가 1년 사이 2만6,000명 늘어나기도 했다.


이는 도소매업 취업자가 전년 대비 18만2,000명 감소한 영향이 크다. 통계청 관계자는 "30대는 제조업, 도소매업에 많이 종사하는데, 제조업은 20대 중심으로 증가했고 도소매는 여전히 감소세"라고 설명했다. 도소매업은 온라인 유통 증가 등 구조적 변화로 당장 일자리 증가가 어려운 상황이다.

자영업자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지난달 자영업자 수는 554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8,000명 줄었다. 3월(-8만1,000명)보다 감소 폭이 작긴 하지만, 지난해 4월 7만2,000명이 줄어든 데 더해 더 쪼그라든 것이다.

자영업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경영난으로 폐업하는 가게가 늘고 있어서다.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6만5,000명 감소한 것도, 자영업자 위기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반면 구직시장에서 밀려나는 사람들이 가게를 차리면서 1인 영세 자영업자는 오히려 2만7,000명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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