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지구와 한국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기후위기, 탄소 제로,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가 주요 화두가 된 올해, 한국포럼이 던진 질문이다. 한국포럼 참석자들은 “기후변화를 방치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세계적 재앙이 반복될 것”이라며 “국가적 노력은 물론, 국경을 초월한 연대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는 12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문화비축기지에서 ‘지구의 미래,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2021 한국포럼’을 개최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는 어떻게 변하고 있고,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두고 강연과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박병석 국회의장ㆍ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ㆍ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ㆍ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정계 인사, 한정애 환경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 관계 인사,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영계 인사, 정진택 고려대 총장 등 학계 인사,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환경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반 전 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은 기후위기 현상 중 하나”라며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바이러스의 발생과 전파를 야기하므로 기저원인을 공유하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지적했다. 인류 공동의 위기이기에 "해법은 세계 각국과 더 연대하고 협력하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도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의 화상 대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질병을 빠르게 확산시키는 환경 변화의 결과이기도 하다”며 “한국은 탄소중립 실현에 원자력발전소를 활용할 수 있고, 수력발전ㆍ수소경제 구축 등의 역내 협력으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갖가지 기후변화 대응방법도 소개됐다. 미국의 래퍼 겸 환경운동가 시우테즈칼 마르티네즈는 화상 연설을 통해 '힙합을 통해 환경문제를 공동체와 공유,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이명주 명지대 건축대학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제로 에너지 건축물'을 제안했고, 신원섭 충북대 산림학과 교수(전 산림청장)는 '산림 흡수원 증진을 통한 탄소배출 절감'을 주장했다.
유엔에 온실가스 감축목표 보고서를 다시 내야 하는 우리 정부의 대응책도 소개됐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방송인 타일러 라쉬와의 대담에서 “상반기 중 전문가 중심 기술작업반이 마련하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의견수렴과 토론을 거쳐 탄소중립위원회에서 시나리오를 만들 것”이라며 “올 10월쯤 2050 탄소중립의 중간 과정인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포럼은 ‘탈탄소 시대, 우리의 선택은’이란 주제로 김상협 제주연구원장(전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이 진행한 패널 토론으로 막을 내렸다. 조홍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성환 민주당 의원,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등 토론자들은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은 인류가 지구와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갈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